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이자 전 이사회 의장이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았다. 앞서 불거졌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다. 카카오 내부적으론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이번 사태로 신사업과 미래 투자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김 전 의장은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 출석해 SM 시세 조종 의혹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9시 52분쯤 금감원 입구에 들어선 김 전 의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곧바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조사실로 향했다.
금융당국의 카카오 고위급에 대한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 13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배 대표에겐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4일 만에 창업자 소환 조사로 이어졌다. 향후 수사 칼끝은 카카오 법인을 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의 경영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창업주를 포함한 리더십 부재로 신사업·투자 등에 대한 원활한 결정이 어려워졌다. 앞서 구속된 배 대표가 투자총괄인 만큼, 일단 당분간 주요 사안에 대한 투자 결정이 불가능한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M엔터 인수를 통해 노렸던 해외 시장 공략 등 관련 사업의 차질도 불가피하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 중인 카카오와 SM엔터 간 합병 신청 결과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최대 쟁점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 박탈 여부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식 중 27.17%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으면 대주주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핵심은 배 대표 혐의를 법인의 행위로 볼 수 있을지다. 다만 김 전 의장은 카카오뱅크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 만큼, 형사처벌을 받아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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