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너는 메이저리그에 가야 한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김성욱(30)이 또 빅게임 홈런타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성욱은 22일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0-0이던 8회초 1사 2루서 오영수 대신 타석에 등장,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중월 결승 투런포를 날렸다.
올 시즌 93경기서 타율 0.223에 6홈런 16타점을 기록한 그 외야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응집력이었다. 엘리아스의 체인지업은 실투가 아니었다. 바깥쪽 낮은 코스에서 약간 가운데로 들어가긴 했지만, 이 정도는 김성욱이 잘 친 것이다.
2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을 구상하면서 김성욱을 퓨처스 FA 한석현과 함께 주요 외야 주전급 백업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잔부상도 있었고, 타격 페이스를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팀에서 외야 수비력이 가장 좋아 큰 경기에도 중용됐다. 그런데 알고 보면 김성욱은 빅게임 전문 외야수다. 2016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서 데이비드 허프, 2017년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서 장원준에게 각각 홈런을 쳤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은 통산 7타수 3안타다. 애버리지는 낮은데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이 3개다.
김성욱은 “대타로 나갔는데 딱히 주문 받은 것도 없고 그냥 대타 나가도록 준비 잘 하고 있으라고 해서 나가라는 사인 나올 때 자신 있게 치자는 생각이었다. 쳤을 때 홈런이라고 생각 안 했고 ‘제발 넘어가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었다. 넘어간 뒤 들어오면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전 포스트시즌에서 친 홈런도 생각나서 많이 좋았다. 이제 너무 좋아하지도 말고 시즌처럼, 평소대로 하겠다”라고 했다.
동료들도 김성욱의 기질(?)을 안다. “너는 메이저리그에 가야 한다고, 농담 삼아 이렇게 얘기하더라. 큰 경기라고 딱히 부담은 없다. 생각 자체를 그렇게 안 한다. 설렌다. 이런 환경에서 언제 야구해보겠느냐, 이런 생각으로 나간다”라고 했다.
강인권 감독은 23일 2차전에 김성욱을 선발로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김성욱이 SSG 선발투수 김광현에게 6타수 3안타 1타점 장타율 0.667 출루율 0.500 OPS 1.167로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 한 방을 터트리며 김광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김성욱은 “어릴 때 처음으로 상대하면서 대투수셔서, 재밌겠다는 느낌으로 치다 보니 안타도 나오고 자신감이 쌓였다. 그게 쭉 이어졌다. 군 복무를 마치고 팀이 다시 가을야구를 하니까 좋다. 행운의 사징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경기를 많이 치러야 하니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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