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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미국인들이 2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미국인들은 자국이 이 전쟁에 개입하는 데는 제한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이 자국민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지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미국 전역 성인 1409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응답자 중 42%는 ‘미국 정부가 중동 분쟁에서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을 선택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기 전까지 20%에 불과했던 것이 두 배 넘게 급상승한 것이다.
반면 누구 편도 들어선 안 된다는 중립적인 의견은 60%대에서 52%로 급감하고, 팔레스타인 편을 들어야 한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WSJ은 2002년 이후 이스라엘 지지 여론이 최고 수준에 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인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답변이 75%가 나온 가운데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51%에 그쳤다.
다만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미군의 참전에는 38%만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적대국가인 이란이 전쟁에 참여할 경우를 가정해도 미군 참전 찬성 답변은 45%에 머물렀다.
크리스 잭슨 입소스 수석부사장은 “현재 많은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국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도 적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은 오랜 문제이지만 이번 전쟁이 하마스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공격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는 팔레스타인 측이 피해자로만 비춰지는 데 대한 반감도 감지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4%는 미국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답변은 41%에 그쳤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 미국 내 진보 성향의 유대인들이 진보 진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틀랜타의 한 유대인은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진보적 사립학교가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며 “우리 민족이 학살당했는데 누구도 이를 말하지 않는다고요? 내 속이 끓어오르는 건지 그냥 슬픈 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NYT는 미국의 많은 사회주의 단체가 하마스의 학살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해한 이후 진보 단체들은 선동적인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하마스의 공격을 정당화하는 데 애썼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 내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 진보 진영의 정책 방향을 지지했지만, 이번 전쟁에서 자신들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데 대해 허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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