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교수는 19세기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선교사 유진 벨 씨의 증손자다. 4대째 대를 이어 한국에서 교육과 의료활동에 헌신 중이고, 유진벨 재단을 설립해 북한 결핵퇴치사업도 하고 있다. 2012년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원장을 역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와이프,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며 정치혁신과 국민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쇄신의 상징성이나 국민 인지도 면에서 인 교수는 합격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김 대표는 전권을 위임한다고 밝혔지만, 혁신위원회 구성에서부터 혁신위가 내놓을 쇄신안의 구속력을 놓고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당장 넉 달 전 민주당 사례가 반면교사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이재명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혁신위가 제시한 대의원제 축소나 현역의원 공천 불이익 강화 등 쇄신안은 당내 반발에 부딪혀 논의 한 번 제대로 못 했고 김 위원장은 초선 비하나 노인 폄하, 가정사 논란을 일으켜 혁신위의 동력을 스스로 상실시키기도 했다.
‘인요한 혁신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안에 공천 방식 변화나 인재 영입에 관련한 내용이 담긴다면 곧 출범하는 총선준비기구나 인재영입위원회, 총선 공천을 논의하는 공천관리위원회의 활동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쇄신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창당의 각오로 이런 고통을 슬기롭게 이겨낼 때 어렵게 출범시킨 ‘인요한 혁신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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