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점박이사슴벌레. [국립산림과학원]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생태계의 보고 제주 곶자왈(숲)에서 멸종위기·희귀곤충인 두점박이사슴벌레와 남방남색부전나비, 물장군, 좁쌀사마귀 등 4종이 발견됐다.
2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연구소에 따르면 두점박이사슴벌레와 남방남색부전나비가 제주 선흘곶자왈 산림습지의 주요 교목인 종가시나무의 수액을 먹거나 새순을 먹으며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또 산림습지가 집약된 선흘곶자왈의 환경이 물장군의 풍부한 먹잇감이 되고 있다.
느릅나무, 꾸지뽕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공존하는 선흘곶자왈의 낙엽 환경은 좁쌀사마귀의 풍요롭고 안락한 서식처로 조사됐다.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등급으로, 성충은 나무의 수액을 먹고 애벌레는 참나무류에서 성장한다.
남방남색부전나비는 종가시나무 새순에 알을 낳고 애벌레는 새순을 먹고 지낸다. 남방남색부전나비는 제주 곶자왈에서 관찰되는 종으로, 애벌레는 개미와 공생하는 독특한 습성이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물장군은 항시 물이 고여있으면서 먹이가 되는 수서곤충이 풍부하고 넓은 면적의 습지에서만 서식이 가능한 종이다.
최근 물장군 서식이 가능한 습지가 훼손되고 있고 이를 대체할 만한 습지가 감소해 물장군 개체수도 줄고 있다.
좁쌀사마귀는 몸이 갈색을 띠며 몸길이가 12∼20㎜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마귀에 속한다. 날개는 암컷과 수컷 모두 퇴화해 작은 흔적만 남아 있다.
그간 이들 멸종위기·희귀곤충이 선흘곶자왈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술적 조사에서 발견돼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아라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는 “산림습지가 많은 선흘곶자왈은 일반 숲과는 차별화된 서식 환경을 제공하며 산림생물다양성 보고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곶자왈을 기후변화나 인위적인 간섭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돌무더기(암괴) 지대에 다양한 식물이 군락을 이룬 곳으로,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자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이다.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곶자왈은 빗물이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자 산소를 공급하는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된 제주어로, 곶은 숲을 뜻하며, 자왈은 ‘덤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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