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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령탑’ 복귀…’민생·통합’ 앞세워 ‘총력 총선’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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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투쟁과 체포동의안 가결 등 우여곡절 끝에 23일 168석 거대 야당(巨野)의 수장으로 공식 복귀했다. 이 대표가 복귀 일성으로 ‘민생’과 ‘통합’을 강조하며 사실상 ‘총선 체제 돌입’의 포문을 연 가운데 여권발(發) 혁신 경쟁 본격화, 비명계(비이재명계)의 여전한 불신 극복이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복귀 동시에 ‘대립각’…국감 후 ‘총선기획단’ 전망

이 대표는 단식 중 건강 악화로 입원한 지 35일 만인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여당의 무능함, 무책임으로 국민의 삶과 경제,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운을 떼며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 민생 양자회동’ 제안을 윤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동’으로 역제안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정 쇄신을 촉구하며 ‘내각 총사퇴’를 직접 언급했으나 민주당은 이후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각오하라는 강조의 의미(권칠승 수석대변인)”였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복귀와 국정감사 마무리 이후 사실상 ‘이재명 총선 체제’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오는 27일 국감이 끝나는 대로 바로 총선기획단을 꾸릴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 주에도 발표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강조한 ‘민생’과 ‘통합’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5일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의대 증원’, ‘예산 전면 재검토’ 등 주요 정책 현안을 언급한 것을 두고 총선 대비 ‘민생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3자 회동’을 내세운 것도 민생을 주제로 한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야당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과 직접 현안을 논의해야 자신들의 능력을 부각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현재 피고인 신분인 이 대표를 만나 사법절차에 영향을 줄 여지를 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3자회동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다.

◇비명계 향한 ‘통합’ 주장…목적은 ‘탈당 방지’?

이 대표는 이날 민생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당내 비명계(비이재명계)를 향한 통합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그는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찬성)표를 던진 ‘비명계 가결파’ 징계와 관련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 삶이 절박한데 그런 문제로 우리의 역량을 소진할 시간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가 비명계의 탈당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중심으로 여권 일각에서 ‘신당 창당 후 비명계 영입’이 논의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위원장은 이날 “생각해 본 일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으나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비명 대립이 심해질 경우 비명계의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비명계 의원모임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의원. [사진=아이뉴스24DB]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계파갈등 장기화로 비명계가 이탈하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이 대표와 우리(민주당)”라며 “대표가 ‘가결파 징계’를 불문에 부친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은 단결이 우선”이라고 평가했다.

비명계는 아직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굳이 손에 피를 묻힐 필요 있나. 그냥 좋은 얘기만 해도 되지 않느냐”며 통합 메시지를 평가절하했다. 한 비명계 관계자도 통화에서 “아직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를 믿을 구체적인 행동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등으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우선 아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현재 비명계 송갑석 전 최고위원 후임 인선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충청 출신의 여성 인사인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박 전 구청장이 비명계 박영순 의원 지역구(대전 대덕구)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점 재검토’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이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현안은 아니다”라며 “일단 대표도 지도부도 고심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을 나누며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 변수로

이날 국민의힘의 ‘인요한 혁신위’ 전격 발표로 인한 ‘혁신 경쟁’ 본격화도 민주당 총선 준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기현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전권 부여”를 약속한 데다 인요한 위원장도 이날 “희생 없이 변화 없다”며 전면적인 혁신과 통합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인 위원장을 향해 “산뜻하다(박지원 전 국정원장)”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에서도 여당의 혁신 행보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민주당 수도권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얼마 전 ‘김은경 혁신위’가 좌초된 이래 자칫 여당에 혁신 경쟁의 선수를 뺏길 수 있다”며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혁신 이미지 경쟁은 매우 중요하다. 혁신위를 다시 세우기보다는 지도부가 나서서 혁신 이미지를 부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양당의 ‘공천 혁신’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한국의 후진적 정당구조로 인해 지도부의 전략공천, 현역의 공천 영향력 강화 등이 고질적인 병폐로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윤심공천’, ‘친명공천’이라는 말을 더 적게 나오게 하는 쪽이 혁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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