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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GSO)가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전 세계적인 긴축정책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위기를 맞은 자본시장 환경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기 전문경영 체제를 출범한 것이다.
특히 박현주 회장의 창업동지이자, 오른팔이라 불렸던 최현만 미래에셋증권의 용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금리, 지정학적 리스크(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증권·보험 등 업황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박 회장이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 ‘변화와 혁신’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23일 미래에셋그룹은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창업멤버의 퇴진과 2기 전문경영인 체제 출범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최경주 부회장이 일선에서 후퇴하고 새로운 경영진이 선정됐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2기 전문 경영인 체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세대교체가 이유라면 미래에셋 의자에는 누구나 앉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박 회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26년 전 창업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고민이 세대교체였다”며 “향후 10년 이상을 준비하는 전문 경영체제를 출발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 등 금융업을 둘러싼 환경이 그리 좋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기준금리 인상) 유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10년물)를 넘어서는 등 시장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국내 채권금리도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 더욱이 국내 증시도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하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불확실성의 확대로 미래에셋그룹도 불황에 대한 위기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다양한 투자자산들에 대한 가치 상향을 기대했지만 국내외 경기불안이 지속되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상반기 연납화보험료(APE)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자, 유의미한 신계약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이번 인사는 새로운 전문 경영인을 선임, 역동성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해나가겠다는 박현주 회장의 결단인 셈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수년 전부터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화왔으며, 이번 인사 역시 그동안 구축해 온 인재풀 내에서 비전과 역량(성과·전문성)을 갖춘 리더를 선정했다.
실제 부회장 승진 인사를 보면, 그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낸 인물들이 대상이 됐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성과를 이끌어냈다. 허선호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WM사업부를 총괄하며 연금, 해외주식, 디지털 등 리테일 사업성장에 기여했고, 이정호 사장은 홍콩법인 CEO로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될 예정이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멀티운용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 투자, ETF 등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Swarup Mohanty 인도법인 대표이사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향후 미래에셋그룹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인도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풍부한 자산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효율적인 IFRS17제도 도입에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공석이 된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에 김미섭 부회장의 선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역시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재식 부회장은 승진 후에도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퇴임하게 되는 창업 멤버들은 그간 그룹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퇴임 임원으로서의 예우를 받는 동시에 고문으로 위촉돼 그룹의 장기 성장에 지속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며 “신임 등기이사는 향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후보자 추천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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