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인기가 주춤하면서 수입맥주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던 와중에 갈길 바쁜 비어케이가 예상 밖 암초를 만났다. 수입 브랜드 칭따오가 중국발 ‘오줌 맥주’ 사건으로 휘청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만회하려 했던 비어케이는 7년간 고수한 매출 1000억원 마저 붕괴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칭따오(TSINGTAO)를 수입해 판매하는 비어케이는 ‘오줌 맥주’ 사건이 발생하자 “해당 공장은 국내 수입제품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오줌 맥주’는 중국 산둥성 핑두시 칭따오 3공장에서 작업복 차림의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소에서 방뇨하는 영상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공개된 사건이다. 수입사인 비어케이는 해당 영상이 촬영된 3공장은 내수용 맥주만 생산하는 공장으로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칭따오 브랜드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는 반응이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토가 나올 것 같다”거나 “앞으로 구입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올라온다. 심지어 “냉장고에 있는 칭따오를 버렸다”는 소비자 후기도 있다. 2021년 알몸김치 사건을 거론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를 도저히 할 수 없게됐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중국 대표 맥주인 칭따오 맥주 공장에서 작업자가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게재 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3일 서울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칭따오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국내에 칭따오 맥주를 수입하는 비어케이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며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2023.10.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상황이 이렇자 비어케이는 비상이 걸렸다. 칭따오 브랜드만 판매하고 있는 비어케이는 2017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이래 6년만에 다시 1000억원이 붕괴될 조짐이다. 연말까지 2달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더 이상 매출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비어케이는 2016년 매출 859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1180억원을 올려 수입맥주 브랜드로 드물게 1000억원 매출을 유지해왔다. 특히 2019년 노재팬 현상으로 일본산 맥주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1위로 올라섰다. 수입맥주 브랜드 가운데 비어케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은 하이네켄코리아 정도가 유일하다.
특히 올해는 수입맥주를 잠식한 수제맥주 인기가 급감하면서 회복세를 기대했던 시기다. 경쟁 주류인 위스키의 인기가 하이볼 열풍으로 여전하지만 와인 인기는 주춤한 것도 회복세를 기대한 배경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칭따오의 올해 상반기 소매점 판매 기준 매출은 589억원으로 수입맥주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해 비어케이는 달러 환율 변동으로 파생상품 손실과 외환차손으로 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21억원이었다. 올해 흑자전환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삼을 기회라는 평가였다.
비어케이는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면서 추후 입장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이슈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수사발표가 나오면 비어케이의 추가 설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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