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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구장창 양평” vs “법카로 호도”…결국 법조문 읊은 국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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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민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민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여야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경기도청 국정감사(국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두고 맞붙었다. 여당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질의를 두고 야당이 국토위가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반발하면서 국감이 잠시 멈추기도 했다.

‘법카 의혹’ 겨냥한 與 1·2번 타자…野 “위원장이 제지해야”


이날 국토위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에서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서일준·정동만 의원이 잇따라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다루면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 질의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항의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도지사의 법인카드 사용과 업무추진비 사용은 국토위 국감의 범위, 법률상의 한계를 벗어나는 사안”이라며 “위원장이 법률상의 한계를 벗어난 질문에 대해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도 “행안위도 아니고 정책과 현안 질의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거들었다.

그러자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법인카드 문제를 계속하는 것도 옳지 않고, 국회에서 주구장창 우려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얘기를 여기까지 와서 계속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며 “솔직한 얘기로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이라는 게 외압을 받아서 노선을 변경했냐는 게 핵심인데 한 방을 터뜨린 것도 아니고 정치적인 것만 계속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9.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9.

이같은 상황은 김민기 국토위원장이 결국 법 조항을 읊으며 정리 발언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 위원장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조문을 읊으며 “국민 대표인 의원들이 (법카 유용 의혹 등에 대해)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목적에 맞게 해주셨음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요청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기도청 국정감사 질의 과정에서 재점화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당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제가 취임 전인 지난해 초 사안이지만 감사 결과를 보니 사적 사용 의심 사례가 최대 100건까지 확인돼 업무상 횡령, 배임으로 경찰청에…(수사 의뢰한 바 있다)”라고 답했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김 지사마저 김씨의 법카 불법 유용 의혹을 공식화했다”고 논평했다. 김 지사 발언에 없던 ‘주어’를 ‘김혜경씨’로 해석한 것이다. 관련 보도가 계속되자 김 지사는 “감사 대상은 김씨의 수행 비서다. 전임 도지사(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가족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野, 양평고속도로 집중 공세…한준호 “양평군 특별감사 요청”


야당은 이날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두고 집중 공세를 벌였다. 특히 해당 고속도로 사업의 종점 변경안이 석연치 않은 과정 속 등장했다며 원안 추진이 마땅하다고 주장해온 김 지사의 발언을 끌어내는 식의 질의가 많이 나왔다.

김 지사는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선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원 장관이 백지화 내지는 그 이후에 여러 번 말을 바꾼 것은 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일”이라고 답했다. ‘발주처인 국토교통부의 지시 없이 용역사가 대안 노선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양평고속도로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양평고속도로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에게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와 양평군 간의 유착관계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최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시행사 ESIND는 2014년 5월21일 공흥지구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후 6일 뒤 대한토지신탁에 토지 소유권을 넘겼다. 그런데 같은 해 6월27일 ESIND가 양평군에 착공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7일 양평군은 착공신고를 수리한 뒤 필증을 발부했다는 설명이다.

한 의원은 “더 이상한 점은 착공신고 필증에 있다”며 “착공신고는 ESIND가 제출했으나 양평군이 발부한 필증에는 사업 주체가 대한토지신탁 대표인 박모씨로 돼있다. 그리고 (착공신고 필증 발부일과) 같은 날에 대한토지신탁이 사업계획 변경 승인 신청을 (양평군에) 내고, 사업계획 변경이 승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착공신고 수리가 먼저 됐다고 가정하면 사업 주체가 한국토지신탁으로 바뀐 것을 양평군이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고, 사업계획 변경 승인 신청이 먼저 이뤄졌다고 가정하면 (양평군이) 사업 변경 승인 없이 한국토지신탁에 착공 신고수리를 해준 것이 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양평군과 최씨간에 유착관계가 실재한다면 이 관계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에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질의 말미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두고도 종점 변경, 남양평IC(나들목) 설치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다 포함해서 보면 일련의 과정에 있는 양평군 행정에 이상하게 특혜가 몰려있다는 의혹을 갖게 된다”고 했다.

THE 경기패스·전세사기 등 정책질의도


경기도청 정책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도 있었다. 이중 경기도민의 교통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들이 여야 모두에서 제시됐다. 더 경기패스는 경기도민이 전국 어디서든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사용한 교통비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사업으로, 내년 7월 도입될 예정이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패스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패스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3.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권 대중교통 지원책이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서로 엇갈리면서 2300만 수도권 주민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자체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신분당선처럼 민자로 건설돼 요금이 비싸게되면 혜택을 추가하자”고 했고, 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청년패스를 접목해 월 3만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최근 수원시와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와의 협력을 통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는 “사기 피해자들이 모여 설립한 협동조합이 구제책을 세워 피해액을 보전하는 효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 확대를 위해 경기도에서 국토부에 건의하고 허그와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용인시에 들어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전력 수요를 충족할 대책이 있는지 질의했다. 허 의원은 “정부는 2050년까지 10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수도권 전체의 4분의 1 정도의 수요인데 경기도는 어마어마한 전력 수요에 대응할 대책이 있나”라고 했다.

김 지사는 “3GW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지금 하려고 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중장거리 송전망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제대로 계획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허 의원은 “파악해보니 경기도에 193개 산업단지가 있는데 지붕이나 주차장 시설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이용하면 7.6GW 정도 잠재량이 있다고 분석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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