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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100배 ↑…가자지구 주민 “먹을 것도 못 구하는데 피란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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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예고하며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100배 가까이 급등한 피란 비용 탓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기 위해 사용되던 ‘이사 차량’의 요금이 전쟁 전과 비교해 최대 100배 급등했다.

운전기사들은 전쟁 전 북부에서 남부까지 1인당 3달러(약 4000원)를 받았다. 그러나 전쟁이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1인당 최대 300달러(약 41만원)의 운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란을 아예 포기하는 주민들도 나오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아 마을에 사는 주민 아마니 아부 오데는 “먹을 것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서 떠날 돈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가자지구 남쪽으로 피란을 가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도 주민들의 발목을 잡는 이유 중 하나다. 가자시티의 공무원인 야세르 샤반(57)은 사촌 가족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로 대피했으나, 일주일 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촌의 부인과 두 딸이 숨졌다고 전했다.

샤반은 “아는 사람도 없는데 남쪽으로 갈 수는 없다”며 “우리는 결국 거리로 나앉게 될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지 않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테러리스트 조직’ 동조자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해당 경고 메시지는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로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엔의 팔레스타인 특별 보고관인 프란체스카 알바네스는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달아날 능력이 없는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명을 테러범으로 취급하는 것은 집단처벌 위협이자 인종청소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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