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친일 백선엽이 전쟁영웅이냐”, 與 “前정부선 北옹호 편파 전시”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여야는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전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물관 측이 해당 전시에서 전임 정부의 한미동맹 성과를 지웠다고 날을 세웠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실제로 전 정부의 성과가 없지 않으냐고 맞받았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이후 한미 양국의 경제·문화·외교·군사 협력 여정을 담은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2021년 문재인 정부의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는 최고조에 이른 한미 간 군사적 신뢰의 결과물이자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입증하는 증거인데 이 성과를 전시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한 쪽은 지워버리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치적은 낯 뜨거울 정도”라며 “전시에 담고자 한 것이 윤 대통령 개인 공적 찬양인가. 전 정부를 지우고 현 정부를 표창하는 듯한 전시”라고 따졌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올해가 한미동맹 70년을 맞는 해라 최근의 성과를 더 부각한 것이 전시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도 “이번 한미동맹 70주년 전시회는 여러 가지 객관적 사실에 따라 전시한 것 아닌가 싶다”고 응수에 나섰다.
이어 “제가 생각해도, 문재인 정부 때 한미동맹이 있었는가, 기억이 나는 게 별로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야당은 홍범도 장군과 백선엽 장군까지 소환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여당은 전임 정부 때도 편향된 전시가 많았다고 반격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 흉상 철거를 추진하고 있는데 역사박물관도 돌변해 독립군을 토벌한 백선엽 장군을 한미동맹 70주년 전시회에서 전쟁 영웅으로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일 논란이 있는 백 장군을 전쟁 영웅으로 전시하는 게 적절하냐. 아이들과 역사 앞에 죄를 짓는 일”이라면서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역사박물관이 친일 반민족 행위자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일갈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도 “백 장군의 친일 행적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한다”며 “독립군들이 보면 땅을 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앞서 역사박물관에서 역사 왜곡 전시가 많았다. 불행한 일”이라며 “전 정부에서 친북적이고, 이념적인 것들이 있었다. 역사박물관이 그런 데 중심이 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김승수 의원도 “역사박물관에 대해선 지난 정부서도 논란이 있었다”며 “6·25 전쟁과 관련해 북한 측의 주장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듯한 편파적 전시가 진행돼 질타받은 적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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