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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금융감독원 수사 등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035720)가 증시에서도 올 들어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12조 4000억 원 넘게 증발해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2.82% 하락한 3만 7950원에 거래를 마쳐 3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뱅크(323410)(-3.90%)와 카카오게임즈(293490)(-0.65%)도 하락한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카카오 4형제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2022년 12월 29일) 대비 12조 4073억 원 급감한 33조 7110억 원을 기록했다. 1년도 채 안 돼 전체 시총 중 27%가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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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이날 금감원에 출석하면서 또 한 번 주가에 충격을 줬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 지분 약 13%(특수관계인 포함 시 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카카오는 올 2월 하이브와의 SM엔터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2400억여 원을 들여 SM엔터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경영진의 처벌 여부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터넷은행특례법의 사회적 신용 요건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뱅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여서 이번 수사로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초과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카뱅의 또 다른 주요 주주인 한국투자증권(27.17%)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실적 전망 또한 어두워 당분간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는 3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12.49% 감소한 131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회사인 카카오페이(377300)가 2021년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증권사들은 3분기에 카카오페이가 33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오동환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고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하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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