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대표 구속 이어 김범수 전 의장 출석
혐의 확정시 10% 초과 지분 매각 불가피
경영진 리스크로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 수사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으로까지 확대된 가운데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카카오뱅크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까지 영향을 줄 경우 주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실적 부진과 불법 공매도 연관 가능성 등으로 급격한 내리막길 걷던 카카오의 주가가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또 한 번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데 이어 이날 오전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통보를 받고 금감원에 출석했다.
카카오에 닥친 가장 큰 문제는 향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을 한 것이 사실로 확인돼 경영진이 처벌받을 경우,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인 카카오에 대한 처벌로 이어져 10% 초과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지점이다.
현행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은 ‘양벌규정’ 적용 여부다. 양벌규정은 법인의 대표자나 임직원 등이 업무와 관련해 위법 행위를 할 경우 법인에도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향후 배 투자총괄대표 등이 시세조종 혐의로 벌금형 이상을 받게 되고 양벌규정을 적용 받는다면 법인인 카카오도 또한 같은 처벌을 받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27.17%(1억2953만3725주)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한국투자증권이 동일한 지분(27.17%)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가 10% 넘는 지분을 매각하면 단순 수치상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르게 될 수 있다.
다만 김범수 전 의장의 경우는 추후 의혹이 입증돼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9년 카카오 대주주인 김 전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기소된 가운데 법제처는 “(김 전 의장이) 카카오 최대주주지만 카카오뱅크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이 문제로 대두된 만큼 카카오의 주가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2.82%) 하락한 3만7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3만78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2021년 한때 17만원선을 돌파했던 것을 감안하면 5분의 1, 올해 고점 7만13000원(지난 2월 9일) 대비 반토막 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기소 전 단계인 만큼 배 투자총괄대표 등 카카오 경영진의 유죄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연이은 악재에 비해 3분기 실적 우려 등 반등 모멘텀이 미약한 수준이라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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