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우디 전기차 공장 계약식, 尹 참석 ‘빅 이벤트’ 된 이유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사우디 확대회담을 마치고 오찬장으로 향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사우디 정부측의 강한 요구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대차-사우디 국부펀드(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 체결식’이 이 자리에서 열린 것은 한-사우디 협력의 새로운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사우디가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당초 현대차-사우디 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 체결식은 여느 양해각서(MOU)와 마찬가지로 당일 오전 별도 서명식으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사우디 정부가 윤 대통령이 임석하는 큰 행사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날 포럼에는 경제 부처 장관들을 비롯해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기업 대표들을 포함해 총 18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사우디 측에서도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알 루마이얀 PIF 총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기업인 180여명이 자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앞서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주요인사들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다른 일정상 당초 포럼 참석이 어려웠으나, 당일 오전에 급하게 일정을 변경해서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이날 행사, 특히 현대차와의 협력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는 방증이다.

포럼에 앞서 개최된 사전 환담에는 사우디 기업들의 참석 요청이 쇄도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겠다는 사우디 기업인이 많아 환담 참석 경쟁이 치열했고, 일부 사우디 기업들은 환담에서 제외돼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환담 자리에서 “사우디는 삼성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휴대폰 사업 뿐 아니라 사우디 최초의 메트로 건설사업, 네옴 프로젝트도 같이하고 있다. 앞으로도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선대 회장이 사우디 건설사업에 참여한 지 50년 만에 현대차가 사우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사우디의 청년들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는 산업 발전의 주춧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과 이 회장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이날 야마마궁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국빈 오찬에도 참석했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