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 ‘파킹통장’ 속속 내놔
5대 은행 단기 정기예금 8000억↑
美 국채금리 급등‧전쟁 불확실성
‘대기성 자금’ 경쟁 갈수록 치열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초단기예금과 파킹통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연말에 나올 더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이 찾으면서다. 이들을 겨냥해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은 단기 예금 금리를 인상하고 고금리 파킹통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기준 개인 단기 정기예금 잔액(신규취급액 기준)은 12조287억 원으로 4월(11조2445억 원)보다 8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단기 예금이 각광받는 건 향후 추가 금리 상승 기대감 때문이다. 100조 원가량의 대규모 예·적금 상품 만기가 도래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수신 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내 시장 금리와 은행의 예금 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6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최고 금리는 연 4.804%다. 국민은행이 연 4.08%로 가장 높았고,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연 4.05%로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연 4.02%), 하나은행(연 4.00%) 순이다.
은행들은 단기 예금 금리를 올리고, 고금리 파킹통장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단기 예금 상품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카카오뱅크는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상품을 연 3.2%에서 3.4%로 0.2%포인트(p) 올렸고,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상품을 연 3.3%에서 3.6%로 0.3%p 인상했다.
케이뱅크는 만기 1개월짜리 정기예금 상품을 연 3%에서 3.2%로, 3개월 만기 상품은 연 3.5%에서 3.8%로 각각 0.2%p, 0.3%p 올렸다. 6개월 정기예금도 1%p 인상해 1년 만기 상품과 똑같이 연 4%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다음달부터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한도를 최대 3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확대한다. 플러스박스는 금액에 상관없이 연 2.30%의 금리가 적용된다.
연 4%대의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은행의 파킹통장도 투자 상품으로 급부상 중이다. 다올저축은행의 ‘Fi커넥트통장’은 최고금리(연 4%)가 적용되는 금액 구간을 2000만 원 이하에서 3000만 원 이하로 늘렸다. 단, 3000만 원 넘는 금액에 대해선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도 연 1.5%의 금리가 적용된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 상품인 ‘OK백만통장Ⅱ’는 최고 연 5%의 금리를 준다. 다만 예금 잔액마다 금리 적용이 다르다.
은행권에서는 연 3%대 파킹통장이 등장했다. SC제일은행은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연 3.6% 금리를 주는 ‘제일EZ통장’을 판매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국채금리 급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에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적금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성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1349억 원으로 전월(597조9651억 원) 대비 10조1698억 원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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