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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서 직접 교육 받고 싶어요”…학생들의 이유있는 요구[금융 문맹률 낮추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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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테스트

학생 “수업시간 교육분량 부족”
외부 전문가 초청 특강 선호
이론보다 실용적인 교육 희망
체험·방과 후 학교 활성화를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글자를 모르는 문맹에 빗댄 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금융 소비자 대다수는 금융문맹 상태다. 금융 지식이 생존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수없이 강조돼 왔다. 저축은행 후순위 사태, 신용카드 대란,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필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거나 수준이 낮은 ‘돈맹(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 ’ 상태는 여전히 세대 이전되고 있다. 이들이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한국 금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조기 금융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재 학교 내에서의 금융교육은 양적·질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는 한편, 학교 금융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 후 학교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박형준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와 한진수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가 내놓은 ‘금융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경험과 희망’ 연구논문에 따르면 60개 초·중·고교에서 337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교과 수업시간에 배운 금융교육의 분량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 10명 중 4명(38.5%)은 ‘부족하다’고 답했다.

특히 중학생과 고등학생 48.8%와 50.7%가 금융교육의 분량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초등학생은 16.1%에 그쳤다. 상위 학교로 진학할수록 학교 내 금융교육에 대한 부족함을 토로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교육과정에 금융교육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별도 교과 과목이 아닌 일부 교과목 내에 금융교육 요소가 일부 들어간 것이 전부다. 중학교 사회 교과목의 ‘경제생활과 금융 생활’, 고등학교 경제 교과목의 ‘경제생활과 금융’ 단락이 금융교육과 관련한 유일한 내용이다.

지난해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2025년부터 고교 교과과정에 ‘금융과 경제생활’이 선택과목으로 포함되지만, 수능 과목이 아닌 만큼 얼마나 많은 학생이 선택해 학습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학교 밖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는 학교를 방문해 금융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학생들은 금융교육도 외부 전문가를 통해 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금융교육의 경로에 대한 질문(중복응답)에 38.7%는 ‘학교에서 외부 전문가 초청 특강’을 선호했다. 이어 ‘선생님을 통한 학습’이 37.7%, ‘학교 밖에서 캠프 형태’가 31.3% 순이었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금융교육 수업방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금융교육 수업 방식은 ‘활동형 체험’이 49.7%로 절반 수준을 나타냈다. 사실상 학교 내 수업은 단순히 강의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외부에서 이뤄지는 활동형 체험 중심의 금융교육을 선호하고 있다. 이어 ‘강의나 강연’이 25.1%, ‘동영상 시청’이 17.7%, ‘학생 발표나 토론’ 5.9%, 기타 1.7% 순이었다.

학생들이 희망하는 금융교육 기관 역시 ‘금융회사나 금융단체’가 42.8%로 가장 높았다. 대다수 학생은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회사나 단체로부터 피부에 와 닿는 금융교육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학생들이 희망하는 금융교육 내용으로는 △직업과 소득, 예산관리 △사회 보험, 연금, 노후 대비 △돈의 가치와 돈 관리의 중요성 △금융거래에서 개인정보의 중요성, 금융사고 예방 △신용 관리, 빚 관리가 상위권에 포함됐다. 그만큼 단순한 이론적인 부분이 아닌 실용적인 내용을 배우길 원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초등학교 슬기로운 생활금융’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중학교 생활금융’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고등학교 생활금융’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을 위한 실용금융’ 등 교재를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 교재를 기반으로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금융연수를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박형준 교수는 “금융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교사가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교재가 개발돼야 하고, 다양한 금융기관과 회사들이 방학마다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교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체계적으로 다루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P-2023-0067@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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