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이인석 ‘법무법인(유) 광장’ 공정거래그룹장
“검찰 자체‧독자 수사 증가 전망”
경제 활성화 취지…내년 6월 시행
‘자율 준수 프로그램’ 무력화 우려
“檢 리니언시 제도까지 활용해야”
“일련의 담합 사건 수사 사례들에서 불공정 담합행위에 대한 검찰의 엄벌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측면이 드러나 검찰 자체적인 수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무법인(유) 광장 공정거래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인석(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는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광장 공정거래그룹은 2조3000억 원 규모 ‘빌트인 가구 담합’ 사건에서 주요 8개 가구회사들을 대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내년 6월부터 시행될 ‘자율 준수 프로그램(CP)’이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6월 공포된 개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엔 CP가 명시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아닌 사업자들의 자진 시정을 통해 시장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제도 취지다.
기존에는 과징금 감경이 없었으나 CP 법제화로 CP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가 시정조치‧과징금 감경 등으로 명문화돼 인센티브 범위가 과거보다 확대됐다. 추후 CP 등급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이번 개정안 시행 전부터 미리 CP 제도를 도입‧운영해 평가 대상 및 가점 기준을 충족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검찰의 독자 수사 흐름을 볼 때 행정적 제재 감면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검찰 발(發) 사법 리스크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호사는 “회사 스스로 경영상 불합리한 사항들을 찾아 개선했으나 추진했던 사업에서 공익제보자의 부조리 신고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각사 내부 리스크 점검 보고서나 해당 기업을 법률 자문한 로펌 검토 의견서를 토대로 문제 된 프로젝트에 이미 잘못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고의‧과실 입증에 역(逆)이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특히 “향후 개정될 시행령은 물론 관련 지침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르텔 사건 형벌감면 및 수사절차에 관한 지침’ 제10조‧제15조 제2항에 따라 형벌감면 신청자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강제수사를 하지 아니하는 점을 감안해 검찰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래 들어 공정거래 이슈가 부각되자 광장 ‘공정거래그룹’은 외연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공정거래 송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서울고법 공정거래 전담 재판부 판사 출신 정수진(연수원 32기) 변호사와 공정위 과장을 지낸 심주은(31기) 변호사를 영입했다. 나아가 공정위 법률자문관을 거친 박장우(24기) 변호사가 공정거래 형사팀을 이끌며 특판 가구 담합 사건, 독일 자동차 배기가스 등 형사사건에 신중히 대응하고 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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