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포수’ NC 김형준 향한 박건우 찬사 “레벨이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NC 다이노스의 이번 가을야구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래를 책임질 ‘거포 포수’를 얻었다는 점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홈런포 3개를 가동한 김형준(23)은 남다른 힘으로 연거푸 담장을 넘겨 이번 가을 NC의 ‘미친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던 김형준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2차전에서 다시 영웅으로 거듭났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가던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서 SSG 문승원의 체인지업을 공략, 쐐기 1점 홈런을 뽑아낸 것이다.

김형준은 경기 후 “풀카운트라 사실 비슷하면 치려고 했다. (방망이가) 나가다가 그냥 맞은 거 같아서 사실 (어떻게 쳤는지)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워했다.

당시 문승원은 4회 구원 등판해 7회까지 4이닝 동안 NC 타선을 안타 없이 꽁꽁 묶었다.

불안하게 앞서가던 NC는 김형준의 홈런으로 문승원의 ‘철옹성’에 균열을 냈고, 8회에만 3점을 보태 7-3으로 승리했다.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김형준의 팀 선배 박건우는 “레벨이 다른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건우는 “저는 문승원의 체인지업을 노리고 쳤는데도 플라이가 되더라. 형준이는 (같은 체인지업을) 홈런으로 만들었다는 게 놀랐다. 역시 다르다”고 남다른 힘을 증언했다.

NC에서 뛰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복귀한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는 장타력이 남다른 김형준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박건우는 “양의지 선배가 ‘형준이 하는 거 봐라. 정말 남다른 선수’라고 말한 적 있었다. 그리고 형준이가 제대하고서 보니까 정말 다르더라”고 칭찬을 이어갔다.

이어 “형준이도 한국시리즈에 가봐야 더 성장하지 않을까 한다. 좀 더 부담을 줘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2018년 NC에 입단한 김형준은 1년 뒤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자 했다.

이제 양의지가 두산으로 돌아가 김형준은 롤 모델을 잃었지만, 대신 NC 주전 포수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끝난 뒤 양의지를 찾아가 방망이를 선물로 달라고 요청했다는 김형준은 준PO 1차전에 그 방망이를 들고 나갔다가 무안타에 그쳤다.

김형준은 “어제는 그걸로 안타 못 쳐서 오늘은 내 방망이로 쳤다”고 털어놨다.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는 김형준은 이번 가을야구에 박세혁을 밀어내고 3경기 내내 교체 없이 포수 자리를 지킨다.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동료들과 금메달을 합작한 경험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김형준은 “항저우에서 엄청나게 큰 국가대항전을 하고 돌아오니까 그때만큼 긴장하지는 않는다.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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