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유진 기자 | 현대차그룹이 중동 지역의 첫 생산기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를 택하고 자동차 생산 공장을 짓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2일(현지시각)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페어몬트호텔에서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PIF 총재 등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반제품조립(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사우디 포럼에서 신해된 이번 계약 체결식에는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PIF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함께 총 5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짓는다.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 보유한다.
특히 공장이 들어설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는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최대 무역항이 위치한 제다로부터 약 100㎞ 떨어져 있어 수출입이 용이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에게 이번 협약은 의미가 깊다고 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 와의 통화에서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성장 동력을 다양화하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 사업 일환으로 친환경차 도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의 자동차 30%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가 있어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하는게 목표로, 생산 제품 라인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사우디 합작공장은 전기차 생산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과 지역 내 지속가능한 친환경 자동차 산업 조성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전기차 기술에 대한 현대차와 PIF의 협력이 혁신과 환경친화적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도 “현대차와의 협력은 사우디 자동차 생태계 육성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우리의 합작투자는 사우디 자동차와 모빌리티 산업 가치사슬을 폭넓게 확장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수석도 이를 두고 “우리의 중동 내 첫 전기차 생산 기지라는 의미가 있다”며 “중동, 북아프리카 시장으로 진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한 정의선 회장은 이날 환담 자리에서 “선대 회장이 사우디 건설사업에 참여한 지 50년 만에 현대차가 사우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으로서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사우디의 청년들이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는 산업 발전의 주춧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킹 사우드 대학교에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을 마친 후 자동차 산업 협력 관련한 학생들의 질문에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건설하는 CKD(반조립제품) 자동차 공장을 언급하며 “이제 한국과 사우디는 서로 완제품을 교환하는 게 아니라 공동 개발·생산의 시대로 변화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대학에 자동차 관련 기계 공학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자동차 관련 학과들이 있다면서 “사우디 청년들이 한국에 유학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길을 열어드릴 것이다. 여러분은 도전만 하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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