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성실히 임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정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15시간40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마쳤다. 사법당국의 칼끝이 김 센터장까지 향하면서, 카카오는 기업 동력이 ‘올 스톱’되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실적 악화, 주가 하락 등 악재가 첩첩산중으로 쌓여있는 상황에, 사법 리스크가 기업 전반을 뒤덮으면서 ‘카카오 왕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23일 오전 10시 김 전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24일 오전 1시 40분께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장장 15시간 40분에 걸친 마라톤 조사다. 김 센터장은 이날 장시간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 주가 급락에 대한 입장’ 등에 관한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여의도 금감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특사경은 이날 김 전 의장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센터장까지 구속 위기에 몰릴 경우, 카카오는 말 그대로 창사 이래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영 전반을 뒤덮은 사법 리스크로 신규 투자들 카카오의 추진동력은 올스톱 된 상태다.
김 센터장은 해외사업 매출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아래 카카오의 신성장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특히 카카오 그룹 신사업 투자를 총괄해왔던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가 이미 구속되면서 신사업 투자가 전면 백지 상태가 된 상태다.
쌓여있는 과제도 산적하다. 당장 실적 하락세를 멈추기가 더 힘겨워졌다. 시장에서는 올 3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을 1316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3개월전(1654억원)보다 20%넘게 감소한 것이다. 급락하고 있는 주가도 비상이다. 올 초 한때 7만원을 넘어섰던 카카오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3만7950원까지 하락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특단의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첼르 중심으로 경영체제 개편하는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한편, 금감원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의도적으로 방해할 목적으로 카카오가 24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분이 5% 이상일 경우 해야 하는 주식대량보유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인수를 주도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 19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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