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YTN의 공기업 지분 1300만주(30.95%)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특히 이번 YTN 지분 입찰가로 제시한 3200억원은 연간 그룹 총 매출 4조650억원의 7.8%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으로,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데에는 유경선(사진) 유진그룹 회장의 ‘M&A승부사’ 기질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안팎에선 유 회장의 YTN지분 인수 결정을 과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접어야 했던 방송사업의 재도전 차원으로 보고 있다. 유진그룹은 1997년 경기 부천·김포 지역 케이블방송(SO)인 드림씨티방송을 계열사로 두고 방송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2006년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며 자금 확보 차원에서 방송사를 매각하며 미디어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유진그룹이 YTN 지분 인수 결정 이후 밝힌 공식 입장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룹 측은 “유진이 언론의 역할과 신속, 정확을 추구하는 방송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대표 뉴스전문채널인 YTN의 지분 인수를 통해 방송·콘텐츠사업으로의 재진출을 목표로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어 “과거 케이블방송사업(SO)을 영위했고, 현재도 음악방송 등 PP(program provider)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공사업인 복권사업 민간수탁자 역할을 10여 년간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과감한 M&A로 유진그룹을 키워왔다. 2004년 유재필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총수에 오르며 다양한 산업군의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을 재계순위 78위의 준대기업집단으로 성장시켰다.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로젠택배, 하이마트 등 굵직한 M&A를 전두지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룹 내 캐시카우이자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레미콘 사업을 기반으로 건설, 건설소재, 금융, 물류, 유통사업 등까지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그룹 지주사인 유진기업이 건자재유통 사업으로 역량을 강화, 레미콘 사업과 함께 그룹의 양대 수익원으로 키우는 중이다. 미국의 홈디포, 일본 릭실 등 해외의 성공사례가 유 회장의 사업전략 수립에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 계열사에 더해 우리금융지주 지분투자에 나서며 금융사업 확장 의지도 보이고 있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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