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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도전DNA’ 정주영 중동신화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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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수주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현장에서 현장 임직원과 사업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정주영(왼쪽 세번째) 선대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임직원과 함께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왼쪽 세번째)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정주영 선대회장 때부터 이어져 온 ‘도전 DNA’를 바탕으로 경제·산업구조의 대전환을 추진 중인 중동에서 ‘신화’를 다시 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시장에서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에 이어 전기차,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 사업 반경을 확장하는 가운데 “정주영 선대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현대차그룹만의 헤리티지로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 구간을 시공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임직원에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현장 직원과 협력사 직원의 국내 가족에게 감사편지를 동봉한 격려 선물도 보냈다.

정 회장의 현장 방문은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주요국인 사우디의 변화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정 회장은 사우디의 시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신규 수요 창출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은 22일(현지시간)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에 중동지역 첫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CKD 합작공장은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들어선다.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의 완성차 생산 공장을 완공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 및 현지 특화 마케팅으로 신규 수요를 적극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완성차 등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차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사우디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골자로 전동화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 회장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과 실행력은 1970년대 한발 앞선 경영 철학과 추진력으로 중동신화를 썼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리더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어 국가 경제에 크게 이바지했다.

선대회장부터 이어져 온 도전 DNA는 친환경 수소 에너지와 첨단 플랜트 분야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해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손을 잡았다.

현대차는 ‘한국자동차연구원’, 사우디에서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사우디 대중교통 운영업체 ‘SAPTCO’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의 보급 확대와 생태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첨단 플랜트 수주도 활발하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약 3조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완료했다. 2021년 수주한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1단계도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마잔가스 및 오일처리시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쿠웨이트 슈와이크 항만 개보수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NAT)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고, 현대제철은 판재, 봉형강, 강관 등 다양한 에너지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중동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께서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앞으로도 중동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서재근 기자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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