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기업 엔비디아가 AI칩에 이어 개인용 컴퓨터(PC)용 칩 제작에도 나선다. 이에 PC용 칩 선두기업인 인텔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은밀히 PC용 칩 개발에 착수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해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 체제인 윈도를 사용하고 Arm 기술을 사용하는 CPU를 설계하고 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의 윈도 PC용 칩 개발 배경에는 애플을 견제하려는 MS의 계산이 숨어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PC용 칩 개발을 위해 MS가 물밑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이 Arm 기반 맥북 칩을 자체적으로 생산한 뒤 3년간 PC 시장 점유율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따라서 엔비디아가 윈도 PC용 칩을 공급하면 MS가 애플과 경쟁할 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Arm 기반 칩은 보통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며 전력 소모가 적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애플은 인텔에서 자체 개발한 Arm 기반 프로세서의 PC용 칩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애플은 맥북에 Arm 기반 칩을 탑재해 배터리 수명 증가와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이번 MS와 반도체 업체의 PC용 칩 제작 협력을 앞두고 MS 경영진은 Arm 기반 칩의 기능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AMD도 Arm 기반 PC용 칩을 만들 계획으로 전해졌다. AMD의 Arm 기반 PC용 칩 역시 MS의 윈도 PC에 공급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AMD 모두 빠르면 2025년에 PC용 칩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의 PC용 칩 개발은 PC용 칩 시장 선두주자인 인텔의 아성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현재 전 세계 PC용 칩 시장 공급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텔의 PC용 칩은 자체 개발한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데, 최근 PC용 칩은 x86에서 Arm 기반으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의 PC용 칩 개발이 본격화되면 MS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MS는 2016년 Arm 기반 스마트폰 칩을 생산하는 퀄컴과 손을 잡고 호환칩 생산에 돌입했다. MS는 2024년까지 퀄컴과 독점 계약을 맺었고 이후 계약 만료를 대비해 복수의 업체와 계약에 나섰다. 가격 경쟁을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엔비디아와 Arm의 향후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 23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rm의 주가는 각각 3.84%와 4.89% 올랐다. 반면 PC용 칩 선두 주자 자리를 위협 받을 가능성이 있는 인텔은 3.0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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