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어 천궁-2 ‘대규모 계약’
대통령실 “방산 수출 외연 확장”
한국 무기체계가 중동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규모 방산협력이 성사 단계에 임박했다는 설명이다.
24일 외교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방위산업이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사우디와) 논의하겠다. 우리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사우디 국방력 강화에 도움 되도록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와의 핵심 방산협력은 우리 군의 중거리 지대공 요격무기인 천궁-2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자국의 유정이 예멘 후티 반군의 탄도미사일 및 드론 공격 등에 노출된 만큼, 천궁-2 수출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사우디 남부 아브하 공항은 후티 반군의 자폭 드론과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사우디 방산협력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35억달러(약 4조700억원) 규모의 천궁-2 수출에 이어 두 번째 ‘대규모 중동 진출’이 될 전망이다.
항공기 및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천궁-2는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일컬어진다. 국내 기술로 개발됐으며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차량 탑재형 수직발사대 등으로 구성된다. 발사대에는 최대 8발의 요격 미사일 장착이 가능하다. 지난 2019년부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천궁-2는 동급의 여타 무기체계보다 압도적 가성비를 갖췄다는 평가는 받는다. 실제로 요격미사일 1발 가격이 약 15억원으로, 동급 성능을 갖춘 미국 패트리엇(PAC-3) 미사일(약 48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통령실은 복잡한 중동 정세 등을 감안해 이번 방산협력의 구체적 규모와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우디가 상정한 위협 대상이 있는데 구체적 무기 체계와 수량을 거론하면 주변 국가가 이를 추정할 수 있어 사우디 측이 민감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우디와의 방산협력을 계기로 방산 수출시장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 차장은 지난해 방산 수출이 사상 최대 규모인 173억달러(약 23조 2600억원)에 달했다며 “유럽·중동·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방산 수출시장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23’ 개막식에서 “이제 방산 협력은 단순히 무기 수출을 넘어 장비와 부품 공급, 교육 훈련, 공동의 연구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방위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갈 것이다. 우리 방위산업의 성장 경험을 우방국들과 공유하고 방산 안보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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