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2년 축구 통계업체 Opta의 샘 그린이 처음 소개한 xG는 ‘expected goals’의 준말로 슈팅 시 다양한 환경 요소를 고려해 해당 기회를 기록으로 산출한다. 즉 슈팅했을 때 득점할 확률을 뜻하며, 한국에선 기대 득점으로 불린다.
풀럼이 토트넘을 상대로 기록한 기대 득점은 1.13점. 최소 1골 이상은 들어갔어야 하는 경기였다.
그런데 기대 득점과 달리 풀럼은 한 골도 못 넣고 두 골 차 영패를 당했다.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과 경기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5경기에서 6골을 넣은 풀럼은 토트넘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득점 기회를 찾아갔다. 풀럼이 시도한 슈팅은 10개로 토트넘(15개)과 차이가 크지 않다. 또 이 가운데 3개가 유효 슈팅이었을 만큼 결정력도 비교적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풀럼이 시도한 유효 슈팅 3개가 모두 토트넘 골키퍼 길레르모 비카리오에게 막혔다.
전반 11분 풀럼의 코너킥 기회. 주앙 팔리냐의 머리에 맞은 공이 골문 구석을 향해 힘 있게 날아갔다.
그런데 이 공이 비카리오를 넘지 못했다. 비카리오는 몸을 날려 왼팔을 쭉 뻗어 손 끝으로 공을 걷어 냈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이 기록한 ‘풀럼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였다.
비카리오의 결정적인 선방은 후반 38분 한 차례 더 있었다. 데얀 쿨루셉스키의 백패스가 끊기면서 일대일 위기가 만들어졌다. 공을 잡은 선수는 결정력 있는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 비카리오는 각도를 좁힌 뒤 왼쪽 골문으로 향하는 희메네스의 슈팅을 쳐냈다.
풋몹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서 비카리오는 선방 3회와 함께 리커버리 6회 등으로 골문을 지켰고, 풋몹으로부터 평점 8.4점을 받았다.
영국 풋볼런던은 “경기 초반 헤딩슛을 멋지게 막아 냈고, 마지막 10분엔 히메네스의 슈팅도 선방했다”며 비카리오에게 평점 8점을 매겼다.
영국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경기가 끝나고 비카리오의 시즌 활약을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비카리오는 풀럼과 경기를 포함해 클린시트 4회를 기록했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골키퍼 중 가장 많다. 뿐만 아니라 세이브율 80% 역시 프리미어리그 골키퍼 중 1위다.
비카리오는 이탈리아에서 떠오르는 골키퍼 중 한 명이다. 194cm로 큰 키를 자랑하며 긴 팔다리를 활용한 선방 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시즌 선방률 73.9%로 세리에A 전체 5위에 오르는 등 주요 선방 지표가 모두 리그 상위권이었다. 강등권 전력이었던 엠폴리가 14위로 잔류에 성공하는 데엔 비카리오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토트넘은 300경기 넘게 골문을 지켰던 위고 요리스 골키퍼를 뒤로 하고 비카리오에게 골문을 맡겼다. 현재까지는 미키 판 더펜, 제임스 매디슨 등과 함께 성공적인 영입작이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을 23점으로 쌓아 맨체스터시티(21점)를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09년 첼시의 소방수로 부임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기록했던 22점을 넘어 데뷔 첫 9경기 최다 승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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