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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3월부터 무려 5년 이상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극한 대립이 조만간 극적 반전의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도 11월 중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유럽연합(EU)의 주요국들을 비롯한 서방 세계 국가들과 함께 연일 중국 때리기에 바쁘다. 반면 중국은 제3세계를 비롯한 비 서방 세계를 적극 공략하면서 우방국 대거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양국 중 한곳에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냉전이라는 말이 괜히 국제사회에서 회자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행보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얘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거의 국력을 경주하다시피 하면서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굳이 다른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최근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꾸준히 중국을 찾는 사실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필두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이 잇따라 베이징에 발을 디뎠다. 심지어 지난 9일에는 미국 여야 상원의원단까지 방중, 시 주석을 만났다. 치열한 신냉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스럽다고 해도 좋다.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베이징에서 막을 올릴 제10회 샹산(香山)포럼에 미 국방부의 최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양국은 신냉전과는 관계가 별로 없는 듯도 하다.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양국의 군사 분야 관계가 개선될 여지도 상당하다고 해야 한다.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26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을 방문하기로 최종 확정한 것은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거의 화룡정점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방미의 목적은 아주 분명하고 많다. 우선 양국 관계를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안을 미국과 논의하는 것을 꼽아야 할 것 같다.
내달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협의 역시 거론해야 한다. 분위기로 볼때 거의 성사되는 쪽으로 100%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미중 관계가 아슬아슬한 속에서 최악의 파국만은 면하는 쪽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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