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구미공장 증설 프로젝트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증설로 화학소재 업계의 불황에도 나 홀로 승승장구 중인 ‘슈퍼 섬유’ 아라미드의 생산량이 대폭 늘어나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2021년 아라미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300억원을 투자한 구미공장이 올 4분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이를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간 아라미드 생산능력은 7500톤에서 1만 5000톤으로 확장돼 선발업체와의 간격을 좁히고 ‘글로벌 톱 티어’ 위치를 굳건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래 먹거리로 아라미드를 낙점한 바 있다. 특수 섬유로 분리되는 아라미드는 내구성과 내열성에 강점을 가져 무게는 강철의 5분의 1 수준이면서 강도는 5배 이상 강하고, 500도 이상 되는 열에도 견딘다. 이같은 특징에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튼튼한 실’이라고 불리며 차세대 핵심 섬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아라미드는 최근 전기차의 급속한 보급 추세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무거운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타이어 보강재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라미드를 적용한 타이어는 무거운 차체도 버틸 수 있는 높은 강도와 탄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라미드 수출액은 2억626만 달러(약 2700억원)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으며, 2007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국내 아라미드 생산량의 80%가 수출되면서 정부도 최근 30대 신수출 유망 분야에 아라미드를 선정했다.
아라미드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24%로 예상했다. 아울러 아라미드가 사용되는 5G 케이블 등 첨단산업도 매년 6.4% 성장해 오는 2025년 약 80억 달러(약 10조7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사업 행보는 내년부터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선임된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의 의지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업관리실장, 코오롱글로벌 경영지원본부 경영지원SC장 등을 거친 ‘코오롱 전략통’으로 불리며 유망한 사업 기회발굴에 적극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이사는 내부적으로도 그룹사의 든든한 지원을 앞세워 지분투자와 업무협약(MOU),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코오롱그룹이 발표한 5년간 총 4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안을 보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인 2조6000억원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첨단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입된다.
이같은 전폭적인 지원에 김 대표이사는 스타트업과 손을 잡는 방식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도 진출을 결정했다. 지난해 음극재 제조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이차전지 밸류체인 구축에 한 발자국 다가선 뒤 지난 4월에도 이차전지 재활용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배터리 사업 로드맵을 정교화하고 있다.
아울러 우주 자원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7월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우주 자원 개발 관련 업무 협약을 맺고,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자원 탐사 시 필요한 소재 발굴과 향후 정부에서 2032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 달 착륙선용 소재 개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1월부터 시작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증설 분량의 사전 계약률이 70%를 넘겼다”며 “지난해 1월 신설된 미래전략실이 신사업 준비에 중심을 잡고 이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소재·부품 사업까지 발을 넓혀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비교적 짧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