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장성급 군인 보냈다…”IS 축출 경험 공유”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작전 장교 일부를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주로 대(對)이슬람 관련 작전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장군급 미군이 급파된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전망되는 지상 침투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가자지구=AP/뉴시스]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10.16.

23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 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에 조언을 위해 제임스 글린 중장을 비롯한 해병대 장교들을 파견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이 수행하고 있거나 앞으로 수행할 수도 있는 작전에 적합한 경험을 가진 소수(a few)의 관련 군 장교들이 거기에 있다”고 확인했다

커비 조정관은 파견 장교의 역할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에 기반해 관점을 공유하고, (무력충돌) 초기 이후 우리가 이스라엘 측에 물어왔던 것과 똑같은 어려운 질문들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견 인원 규모를 묻는 거듭된 질문에 그는 “소수”라고만 답했다.

앞서 미국 정치 전문지 악시오스는 최근 국방부가 제임스 글린 해병대 중장을 비롯해 장교 여러 명을 이스라엘로 보냈으며, 이스라엘군 지휘부에 조언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글린 장군은 과거 이라크 전쟁에서 해병대 특수작전을 이끌었다. 그는 이스라엘군에 이라크 모술에서 이슬람국가(IS)를 축출했을 때의 경험을 전수하는 등 도움말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장교들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과 관련, 과거 IS와의 전투 경험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고위급 인사가 이스라엘군에 조언을 해주고 있다는 점은 미국이 가자지구로의 지상군 공격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동의한다고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전용기 탑승을 앞두고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Yes)”고 대답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현재로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를 갖고 있지 못하고, 효과적 침공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다는 게 미국 쪽 판단이라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미군 장교들이 이스라엘군 작전을 직접 지휘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또 글린 중장은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시작된 후엔 이스라엘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을 통해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전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그 일(지상전)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그들(이스라엘)에게 최선의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하마스의 집중 공격 상황에서 그들(이스라엘)이 가능한 한 민간인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