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이 지역 축제를 살리려다 되레 비난의 타깃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백종원 대표와 협업한 ‘금산 세계인삼축제’가 지난 6~15일 충남 금산군에서 열렸다.
백종원은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축제의 먹거리 존 일부에 참여하기로 했고 직접 메뉴를 개발해 엄청난 수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백종원 효과는 굉장했다. 줄은 푸드코트 부스를 넘어 도로까지 이어졌고 축제장은 당연히 대박이 났다.
인삼을 넣은 육수로 맛을 낸 국밥과 쌀국수는 각각 5000원, 얇게 채를 썬 인삼과 고구마를 함께 튀긴 삼구마 튀김은 2000원, 인삼을 넣은 소시지는 3500원이었다. 그가 개발한 음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순식간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호평까지 쉽게 끌어냈다.
특히 6000원에 판매된 ‘삶은 닭 반 마리’ 메뉴는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모두 판매됐다.
그러나 외지 상인들은 백종원에 대한 불만과 원망을 쏟아냈다.
외지 상인들은 “백종원이가 문제다. 서로 같이 살아야 하는데 한쪽만 살리니까 그 옆에는 다 죽어버렸다”, “백종원 간판이 있으니까 저쪽으로 사람들이 아무래도 많이 간다”, “여기 장사하는 상인들은 다 죽었다”, “백종원의 저거 때문에 상인들이 다 망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상인은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이쪽에 와서 봉사를 해줘야지, 여기 장사하시는 분들은 다 죽었다”라며 원망하기도 했다.
금산축제관광재단 측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축제팀 팀장은 “외지 상인들이 별도로 계약을 맺은 해당 부스들은 판매하는 음식 가격도 불분명하다”라며 “하지만 축제장 바깥쪽은 사유지라서 저희 쪽에서 제지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난감해 했다.
금산인삼축제가 열리는 10일 동안 외지 상인들이 내는 자릿세는 1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싼 자릿세를 보전하기 위해 바가지 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곳에서 파는 떡볶이 1인분은 1만 원이었다.
백종원은 1만 원짜리 떡볶이를 맛본 뒤 “콘셉트라고 하더라도 인삼이 들어갔을 줄 알았는데”라며 “이러니까 우리가 욕먹는 거다. 우리는 국밥 한 그릇에 5000원 아니냐”라며 지역 축제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백종원은 덤덤하게 지역 축제 내 오랜 관습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제가 요즘 잠을 잘 자는 게 저는 욕 먹으면 잠을 잘 잔다. 어디선가 제 욕이 엄청났을 것 같더라”라며 “저게 원흉이라 할 거다. 얼마나 꼴 보기 싫을까. 저도 상처받는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누군 가는 해야 할 거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외지 상인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그분들에게는 (축제가) 1년 농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1년 농사를 축제 따라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짓긴 하지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역 축제의 명맥이 살아있을 때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외면받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체부는 내년부터 더본코리아와 함께 ‘관광 서비스 품질개선 캠페인’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축제 먹거리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와 더본코리아는 지난 11일 지역축제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협업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