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투자장관 “尹대통령은 한국기업 세일즈에 1초도 낭비 안 해”
‘한국 집안의 아들’로 불리는 사우디 장관…한국 개발 모델 “매일 연구”
(리야드=연합뉴스) 안용수 이동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4번,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5번 테이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순방을 계기로 마련된 23일(현지시간)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헤드테이블에는 대기업 총수가 아닌 중소기업·스타트업 대표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사우디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광산업 디지털화, 인공지능 농작물 재배 솔루션 제공, 로봇 회사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네옴시티 수주 작업을 벌이는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이 앉았을 뿐이었다.
만찬에서는 중동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들도 소감을 발표했는데 주로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표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청년 기업인의 얘기도 들어보자”고 제안하자 한류 콘텐츠 사업을 하는 1989년생 기업인이 손을 들고 “정부가 여러 기회를 열어줘서 감사하다. 청년 기업들의 도전을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행사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한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새로 도전하는 중소기업, 청년들이 나선 스타트업들이 다 함께 모였기 때문인 것 같다”며 “앞으로 국내에서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 여러분이 함께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24일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동 순방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같은 날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 참석 후 사우디의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전시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 기업의 우수성을 세일즈하며 수주전을 지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네옴시티의 한 축인 170㎞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의 일부 구간이 단절된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
‘산악 지역이라 터널이 필요하다’는 사우디 측의 설명에 윤 대통령은 “한국은 산악이 많기 때문에 산악에 터널을 뚫는 건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자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세일즈하는 데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스마트 시티 개념이 도입된 도시로 세종시를 꼽는다”며 “디지털 기술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네옴시티 건설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게 사우디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우디 측도 첨단 기술 발전과 경제 고도화를 위해 한국 모델을 면밀히 검토 중인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한국 성장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자 “카이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 MIT에서 모셔 온 서남표 총장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답한 것이다.
칼리드 알 팔레 장관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제가 매일 한국의 경제 발전을 연구하고, 한국을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이 저를 칼리드 알 꼬레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본명의 뜻은 ‘팔레 집안의 칼리드’이지만 ‘한국 집안의 칼리드’로 불린다는 의미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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