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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기업 구조조정 난항에 고초…부산 이전 공방 ‘도돌이표’ [2023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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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합병 실패 시 자금 회수 어려워”

“HMM 적격 인수자 없으면 매각 안할 것”

“노조가 대화 거부하지만…소통 더 노력”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KDB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기업 구조조정 이슈들이 삐걱대면서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산은은 적절한 대상과 시기를 찾아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패 시 책임론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년 넘게 반복돼온 본점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질타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HMM 매각 등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양사 합병으로 유럽 화물 노선에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며 관련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합병에 실패할 경우 기존에 투입한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고 답했다. 이어 “그런 관점에서 합병이 성공되기를 기원하고 있고,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화물부분 매각 실패 시 기업결합 자체가 무산돼 산은의 공적자금 회수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의견과 매출에 기여하는 화물 부분을 굳이 팔면서까지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맞섰다.

강 회장은 “국가 전체적으로 합병이 더 유리하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비행기가 합치면 250대 정도이고 여기서 아시아나 화물기 11대가 분리 매각이 되는 것”이라며 “250대 비행기를 가진 항공사는 나중에 비행기 살 때도 바게닝 파워가 있게되는 등 규모의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즉각 합병이 완료되는 순간 투입한 공적자금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화물 사업을 팔 때 발생할 수 있는 배임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이) 부결되면 전체 딜이 무산될 확률이 커져서 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배임 이슈가 적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합병 무산 시 가정한 플랜B는 없다고도 했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HMM 매각과 관련해서도 제대로 된 인수자에게 팔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강 회장은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경영 정상화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는데 섣불리 민간기업에 매각했다가 HMM을 인수한 기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HMM의 경쟁력이 많이 올라온 상황”이라며 “인수 후보자들을 잘 살펴보고 해운산업 종사 실적 등을 다 고려해서 적격 후보자를 잘 선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은 입찰적격후보로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추려 지난달 6일부터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최종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산은은 그간 연내 HMM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으나, 업계에서는 HMM의 매각가격이 5조∼7조원 정도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후보 세 곳 모두 자체 여력으로 HMM을 인수하기 어려운 탓에 유찰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국정감사에서 넥타이를 고쳐매고 있다. ⓒ뉴시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국정감사에서 넥타이를 고쳐매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공약인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절차적 문제도 여러차례 지적됐다. 김성주, 김한규,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본점 이전에 대한 반대가 여전히 크지만 이들과 충분한 소통없이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부산 이전은) 전 정부적으로 결정한 것이며 산하기관이 맞냐, 틀리냐 결정하기 어렵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펼쳤다.

강 회장은 이어 “저도 노조와 이전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싶고 논의하고 싶다”며 “하지만 (노조는) 이전 반대 아니면 어떤 대화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읍소했다. 이어 “제 나름대로 많이 노력했지만 더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동남권 경제를 부흥시키고 성장 동력을 창출 시키기 위해 많은 인력이 부산으로 가야한다”며 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7월 120대 국정과제에 산은의 부산 이전 포함시켰다. 산은은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금융당국에 보고한 상태다. 국토교통부가 부산이전 공공기관으로 결정하는 등 행정 절차는 마무리됐고 국회의 법 개정 절차만 남아있다.

CP-2023-0078@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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