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살지만, 골다공증, 골관절염, 암, 만성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에는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나 우울장애 등의 비율이 높았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5차 여성 건강통계’를 발표했다.
한국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 현황과 주요 이슈 등에 대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용역을 토대로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 수준, 만성질환, 정신건강 등 다양한 영역의 지난 10년간 추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박은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수치로 보는 여성 건강 이슈’에 따르면, 여성의 기대수명은 86.6세로 남성 80.6세보다 6년 정도 더 길었다. 그러나 2019∼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하는 여성은 30.9%로 남성(37.0%)보다 6.1%포인트 낮았다.
골관절염 유병률은 여성이 10.3%, 남성이 3.8%였고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이 7.1%로 남성 0.7%에 비해 10배 더 많았다.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장애 유병률, 극단선택 생각률이 모두 남성보다 높게 유지됐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에는 25~34세 젊은 여성층에서의 우울장애 유병률이 11.9%로 45~64세 중년 여성의 우울장애 유병률 4.4%보다 약 3배 높았다.
김유미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는 “일반적으로 건강하지 않아서 더 빨리 사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이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않은 ‘젠더 패러독스’ 현상은 여러 국가와 사회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 만성질환 유병률 ▲ 사회경제적 지위가 미치는 영향 ▲ 사회구조적 원인 ▲ 의료제도 이용률 등 사회문화적 맥락 ▲ 성별 회복탄력성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다.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신체활동 격차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성인 여성의 근력운동 실천율은 16.4%로 남성(32.7%)의 절반 정도이고 유산소운동 실천율은 남성의 87% 수준이다.
여성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비만율이 높아졌다. 65세 이상의 경우 37.5%를 기록해 노인 여성 3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성인 여성 비만율의 경우 교육 수준과 가구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았다.
여성 청소년 비만율의 경우 2010년 3.5%에서 2022년 8.5%로 증가했으며 2022년 기준 여성 청소년 중 중학교 1학년 비만율은 6.5%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은 12.1%에 달했다. 소득수준을 보면 ‘하’에 속하는 여성 청소년 비만율이 16.2%로 ‘상’에 속하는 여성 청소년 비만율 6.4%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14년 시작된 여성건강통계는 2020년까지 2년 주기, 이후 3년 주기로 발간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향후 전략적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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