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서 3개 안타 모두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괴력 발휘
항저우 아시안게임 다녀온 뒤 한층 기량 성장하며 주전 차지
2023 KBO 포스트시즌서 NC다이노스의 상승세 주역을 꼽으라면 포수 김형준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김형준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2차전서 NC가 4-3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선두 타자로 나와 SSG 투수 문승원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가동하며 NC가 승리를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기 강판된 SSG의 선발 투수 김광현을 대신해 4회부터 등판한 문승원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며 쫓기던 NC는 김형준이 홈런포로 물꼬를 트자 타선이 활발하게 터지며 추가 2득점에 성공, 7-3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김형준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당초 NC의 포스트시즌 주전 포수 마스크는 경험 많은 베테랑 박세혁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강인권 감독은 김형준에게 주전 포수 자리를 맡겼고, 이는 현재까지 ‘신의 한 수’가 됐다.
김형준은 정규시즌에 2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도 0.236로 저조한 편. 하지만 올 시즌 17개의 안타 밖에 기록하지 못한 그는 담장 밖으로 6개의 타구를 보내며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과시했고, 이번 가을야구서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는 앞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14-9 완승을 견인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기록한 3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일 정도로 거포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 NC에 입단한 김형준은 아직까지 팬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다. 프로 입단 이후 1년 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두산)가 오면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고, 지난 시즌까지 포스트시즌 경험은 전무했다.
하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그는 지난달 동료들과 금메달을 합작하면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을 토대로 이번 포스트시즌서 국가대표 포수다운 기량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강인권 감독의 그를 향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4점차 리드를 안고 있던 9회 1사 후 김형준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강 감독은 그를 대주자로 교체하지 않았다. 대주자를 기용한 뒤 9회말 수비는 박세혁에게 맡기면 됐지만 그대로 김형준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마치게 했다. 그는 올해 가을야구 3경기서 교체 없이 27이닝을 소화하며 NC 안방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양의지, 강민호(삼성) 이후 대형 포수 기근에 시달렸던 KBO리그에 김형준이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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