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종범은 국제용이었다.
LG 트윈스 이종범 코치는 과거 국제대회서도 여러 차례 재능을 뽐냈다. 사람들에게 가장 최근의 선명한 장면은 2006년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과의 2라운드서 0-0으로 맞선 8회초 1사 2,3루 찬스서 결정적 2타점 2루타를 뽑아낸 순간이다.
실제 이종범 코치는 2006년 WBC서 타율 0.400으로 펄펄 날았다. 이밖에도 이종범은 1990년대 한일슈퍼게임 등 굵직한 대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역시 ‘바람의 아들’이란 얘기를 들었다. 기량만큼은 당시에도 국제용이었다는 걸 증명했다.
그렇다면 현재 KBO리그에서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0)의 생애 첫 성인 국제무대는 어떤 모습일까. 김도영은 24일 KBO가 발표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김도영은 올 시즌 초반 중족골 부상과 수술로 6월 중순까지 재활했다. KBO가 이 기간 대표팀 인선을 사실상 마치면서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 최종엔트리 확정 후 일부 선수가 부상하거나 부진하자, 김도영을 발탁하지 못한 아쉬움 목소리가 현장에서 조금 들렸던 건 사실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KIA의 주전 3루수이자 핵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2년만에 잠재력을 꽃피웠다. 파워와 스피드가 넘사벽이다. 타고난 운동능력에 야구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돋보인다. KIA를 넘어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이번 APBC가 주목받는다. 비록 20대 초반의 아시아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라서 베스트 대표팀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김도영으로선 아시아 또래 대표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기량을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대회를 통해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길 수 있고, 반성 혹은 자신감은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기분 좋은 ‘자극’의 무대다.
한국야구는 이 대회 이후에도 숨 가쁘게 국제대회를 소화해야 한다. 2024시즌 후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26 WBC,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2028 LA올림픽까지 줄줄이 있다. 김도영이 이 모든 대회에 다 나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러나 김도영으로선 단 1경기라도 소중하다. 출전할 수 있다면 겨험도 쌓고 야구 스펙트럼도 넓히는 게 좋다. 혹시 더 큰 무대를 생각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국내 야구 팬들은 김도영의 성인 국제대회 데뷔무대를 즐겁게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김도영 야구인생에서 또 다른 기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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