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중장기 판매 목표 수정 고민에 빠졌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량 360만대가 목표였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자체가 주춤한 상황이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3분기 누적 한국·미국·유럽 지역 전기차 판매량은 25만6526대다. 이는 올해 목표였던 연간 판매량(50만3000대) 51%에 불과하다.
올해 연간 목표 달성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중장기 판매가 더 문제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가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목표는 무려 2030년 200만대, 160만대다.
전기차 판매 부진은 시장 전반적인 문제이기에 자체 노력으로 돌파하기 힘들 전망이다.
실제로 전기차 선두기업 테슬라도 지난 18일 3분기 조정 주당 순익이 66센트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75센트를 하회하는 성적이다. 매출은 232억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 241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테슬라가 양적 성장을 위해 가격을 낮췄음에도 이마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가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생산량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외곽에 있는 오리온 공장을 전기 픽업트럭 생산 센터로 바꾸려던 계획을 2025년 말로 1년 연기했다. 당초 GM은 이 공장을 두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포드는 지난주 주력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일시적으로 축소했다. 연간 전기차 60만대 생산 목표를 올해 말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했다.
아직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판매량 목표 수정 여부를 부인하고 있으나, 중장기 사업 전략 조정 움직임이 포착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중장기 사업 전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 인력을 보강한 바 있지만 아직 판매량 목표 재설정을 고민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현대차그룹도 전략 수정과 목표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선두기업 테슬라도 판매를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다른 완성차업체는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현대차그룹 목표설정도 낙관적 시장 전망에 기초한 만큼 장기적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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