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하반기 팜테크 포럼
11월 3일 둘째 날 축산테크 세션…이승인 국립축산과학원 연구박사
“우리는 데이터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잖아요. 불확실한 상황에서 갈피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게 데이터인데, 축사로가 그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품이 많이 들어가는 농업 특성상 작업시간 단축은 대부분 농가들의 염원인데요. 기계화 스마트 팜 보급 등으로 작업시간이 크게 줄어든 노지 작물 온실 작물 등과 달리 가축을 키우는 축산 농가에게 작업시간 단축은 그림의 떡과 같습니다.
축산업은 생명을 키우는 일인 만큼 시간과 비용,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뉴시스
이승인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팀 박사는 이런 농가들을 돕기 위해 ‘축사로’를 관리 중입니다. 비슷한 이름의 농사로가 있어 친근한데요. 농촌진흥청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인 만큼 신뢰성은 매우 높습니다. 축사로를 관리하는 이승인 박사를 더농부가 23일 서면 인터뷰했습니다.
똑똑한 축산 농장 관리 프로그램 축사로
HACCP 인증에 필요한 정보 얻기 쉬워
이승인 국립축산과학원 연구박사. ⓒ이승인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에서 축산 통계 및 경영분석, 축사로 운영, 축산 수출지원반 운영 지원, 축산 청년농 모델 개발 및 온라인 홍보 등 축산 경영지원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축산농가 대상 교육, 농가 의견 수렴을 통한 시스템 개선, 현장 방문 컨설팅 및 사용자 모니터링 등을 통해 축산농장 종합지원 시스템(축사로)이 축산농가에 보급‧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축사로’는 HACCP 인증 등 똑똑한 축산업을 지향한다 ⓒ축사로 홈페이지
축사로가 무엇인가요.
축사로는 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기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입니다. 축산 농가의 함께 만들어 가는 농장관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한우, 젖소, 돼지, 산란계, 육계, 오리 등 6개 축종의 HACCP 기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우, 젖소는 이력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농장단위 데이터를 저장·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축사로는 농장단위 HACCP 인증 자율 관리 전산프로그램 개발·보급 업무를 국립축산과학원이 담당하면서 HACCP 기록 관리 프로그램으로 개발됐습니다.
축산농가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요.
장 생산성 향상과 농장 경영 개선을 꾀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사업소 등 다양한 기관과 데이터 연계 및 협력 시스템을 바탕으로 개체의 출생부터 출하까지 모든 자료를 수집·저장·활용(자료 접근성·활용성 증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원래 축산 쪽을 공부하셨나요
마케팅을 전공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농업과 인연을 맺게 됐어요. 축산 전공자는 아니지만 국립축산과학원의 고객인 축산농가의 입장에서 농가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분야의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입사 후 처음 담당한 업무임과 동시에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 축사로 관리입니다. 발령받고 얼마 되지 않아서 농가 교육 및 시연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교육이 끝날 때까지 긴장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는 노하우에 대해 계속 고민했죠. 지금도 축사로 관련 교육 및 시연, 현장 컨설팅, 농가 모니터링을 위해 대표님들을 만날 때면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게 불편한지 여쭤봐요. 어떤 점을 어렵게 생각하고 어느 부분의 개선을 원하는지에 대해 파악하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축산도 데이터 시대
가축 분뇨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가축 분뇨 문제는 축산 농가들과 농식품부의 고민거리 중 하나입니다. 축사로는 이를 줄일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더농부
축산 테크의 지향점은 뭔가요
축산 테크의 중심 역시 데이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축산 분야에서도 데이터의 중요성과 위상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최적 사료배합, 사육 기간 단축, 수익 최적화 등 효과적인 활용이 기대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데이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잖아요. 데이터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해 주는 도구죠.
축산 농가에서 축사로를 활용해 농장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록・정리하고 활용하면 농가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거라 생각해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유 개체의 최적 출하 시점, 육종·사료배합 기준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최적의 농장관리, 생산성 향상 및 비용 감소 등 축산농가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축사로’를 이용하는 농가가 많아져 양질의 농장단위 데이터가 구축된다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농장 맞춤형 스마트 축산 서비스’ 모델 개발 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거라 추측해요. 사육 기간 단축, 생산비 절감, 고급육 생산 증가 등 국내 축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촉진하는 선순환적 스마트 축산 생태계 구축도 가능해질 거 같습니다.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제도는 어떤 건가요.
농촌진흥청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축사로 입력 데이터를 무항생제 인증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23년 3월부터 공동 작업반을 구성하고 기록 관리 항목을 상호 비교·검토해 관련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어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기록 관리를 위해 농가 입력 항목을 최소화하고 정보의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질병 예방·치료, 출하관리 등 무항생제 인증 관리에 필수적인 내용을 누락하지 않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농가는 축사로를 통해 가축 사육과 관련된 다양한 경영정보를 체계적이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그리고 추가 기록 없이 전산 입력된 자료를 그대로 출력해 무항생제 인증과 해썹(HACCP) 인증 신청이 가능해졌죠.
무항생제축산물인증 경영기록이 축사로에서 가능해짐에 따라 축사로가 국내 축산물 인증 기록 관리를 위한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분뇨 문제도 축사로로 관리 가능한지요.
축사로에는 축산 농가가 가축 분뇨, 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된 ‘가축 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 퇴비 부숙도(썩은 정도) 검사가 의무화됨에 따라 축산농가의 효율적인 퇴비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축사로에 ‘퇴비 관리’ 기능을 추가해 운영하고 있어요.
축사로의 퇴비 관리 기능을 이용하면 축산농가에서 가축 분뇨 처리 방법, 처리량, 처리 일자 등을 기록·관리할 수 있어요. 이를 통해 농가는 가축 분뇨를 주기적으로 처리하고 퇴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출하시기 탐색을 통해 출하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한 분뇨·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농장 관리 효율성 향상
백신 등 전염병 관리도 가능해
축사로를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2020년 고흥으로 귀농한 A 대표가 귀농 3년 만에 한우 130도, 축사 2개동, HACCP인증 등 축산분야 인증 4개를 획득했어요. 한우 사육에 자신감을 얻은 비결 중 하나로 축사로를 이야기했어요. 고흥한우연구회를 통해 축사로 이용방법을 학습 후 농장의 모든 데이터를 축사로를 통해 기록하고 데이터 기반 농장 운영을 진행해 왔습니다.
발정재귀일, 송아지 백신 투약시기, 농장 주요 일정 등에 대한 축사로 문자발송 서비스 및 축사로 모바일 버전의 근교계수 등을 활용해 농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했습니다. 그 결과 공태일수 감소 등 농장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어요. 축사로 HACCP 기록 관리 데이터를 활용해 HACCP 인증을 비롯한 축산분야 인증 4개 획득하기도 했죠.
럼프스킨병 등 전염병 관리도 가능한가요.
축사로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질병관리 이력정보를 활용해 개체별 구제역 백신 접종이 력(접종일, 접종 후 경과일) 정보에 브루셀라 검사 정보(검사 일자, 검사 결과, 검사 유효기간)를 제공함으로써 질병 관리 효율성 향상을 지원합니다.
돼지들이 가축 이동용 트럭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더농부
돼지, 가금류 정보는 아직 미비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https://blog.naver.com/nong-up/223203766903)
한우, 젖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돼지, 산란계, 육계 등에도 추가해 달라는 농가 요청이 있습니다.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내년에는 돼지 축종에 대한 기능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축사로에는 전담인력을 배치해 활용 농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농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기능을 고도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농부 인턴 양정민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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