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4,810원 0.00%)이 ‘펙사벡’ 병용임상을 통해 항암바이러스의 한계로 지적돼 온 정맥투여시 효과 저하 문제 해결 실마리를 제시했다. 항암바이러스는 정맥투여 시 종양 도달 전 면역체계에 의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에 직접투여 방식으로 개발되는 실정인데, 이 역시 환자마다 치료제 용량 및 방법이 상이하다는 한계가 있다. 신라젠은 펙사벡 병용임상으로 정맥투여 상업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고 관련 연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신라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신장암 대상 ‘펙사벡+리브타요’ 병용임상 결과를 담은 포스터를 지난 20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하고 발표했다. 지난 2017년부터 파트너사인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진행한 병용요법으로 총 89명의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신장암 환자가 대상이다.
신라젠은 리제네론과 협의하에 여러 평가변수 확인을 위해 약물의 종류와 투약 방식으로 4개의 임상군(A~D군)을 설정했다. 세부 임상군은 A군(펙사벡을 신장암 부위에 직접 투여+리브타요 정맥 투여), B군(리브타요 정맥 단독투여), C군(펙사벡 정맥 투여+리브타요 정맥 투여), D군(기존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실패 환자에 팩사백+리브타요 투여)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A군은 펙사벡을 종양에 직접 투여(IT)하고 리브타요를 정맥 투여(IV)하는 방식으로 펙사벡과 리브타요 모두 정맥투여하는 C, D군과 비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대부분의 지표에서 A군보다 C, D군이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했다. 신라젠이 주장해왔던 펙사벡의 정맥투여 가능성이 입증한 셈이다.
현재 존재하는 항암바이러스 중 정맥투여로 최종 승인받거나, 임상이 완료된 사례는 없는 상태다. 앞서 언급된 한계에 직접투여 방식으로 선회하지만, 이 역시 용량 및 방법의 상이함에 높은 의사 숙련도가 요구된다. 환자가 직접 대학병원이나 특정 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도 뒤따르는 실정이다.
해당 사유로 종양 내 직접 투여 방식은 의료 현장에서 선호하지 않아 상업화 측면에서도 불리한 측면이 존재한다. 실제로 대표적 항암바이러스로 꼽히는 암젠 ‘임리직’ 역시 종양 내 직접 투여 방식으로 피부암처럼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암이 아니면 사용이 제한적이다.
신라젠은 해당 측면에서 이번 펙사벡 임상 결과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정맥투여를 통한 상업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항암바이러스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는 측면에서다.
항암제 임상 주요 평가 지표인 전체 생존율(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에서도 리브타요 단독투여군인 B군보다 펙사벡 병용투여군인 C, D군에서 더 좋은 결과를 확보한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핵심 임상군인 C군의 경우 가장 많은 수의 환자군에도 추적관찰 기간 22.2개월을 기준 4개군 중 가장 높은 객관적 반응률(23.3%, 완전관해 1명·부분관해 6명)을 기록했다. D군은 17.9%(부분관해 5명)로 뒤를 이었고, A·B그룹은 13.3%, 12.5%(각각 부분관해 2명)에 그쳤다. A·B의 경우 적은 모수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핵심 임상군인 C·D군은 통계적 유의성과 유효성을 모두 확인했다.
해당 결과 발표와 포스터 공개를 마친 신라젠은 향후 리제네론과 협의를 통해 파트너십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리제네론 역시 후발주자인 리브타요의 시장 확대를 위해 정맥투여에서 효능을 입증한 펙사벡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항암바이러스의 정맥투여에 대해서는 회사가 선진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신장암 임상 시작부터 리제네론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온 만큼, 상호 발전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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