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한 어르신이 독감 무료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
올 겨울 독감 유행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 진단 및 치료를 100만원까지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진단비나 치료비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이 일부의 과잉진료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듯이 해당 상품도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야기와 보험사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 (4,265원 ▲65 +1.55%)이 독감에 걸려 진단 및 치료를 받으면 1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화손보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독감 치료비 5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독감 치료비 특약이 새로운 건 아니다. 기존엔 보장액이 10만~20만원가량이었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 일부 손보사가 이를 50만원까지 올려 영업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후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이 다가오자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장금액을 늘린 상황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올해 계절적 독감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 독감 보장 측면과 설계사들의 활동량 증대를 위해 한시적으로 만든 플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손보사들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적용까지 고려하면 1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질병 치료에 과도한 보장금을 걸고 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장 모럴해저드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손보험을 악용해 일부 병의원과 소비자들이 과잉진료를 유도하고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보장금액을 건 업계 간 과열 경쟁이 발생해 시장 혼탁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도 나온다.
올해 초 손보업계가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용 특약을 걸고 지급액을 경쟁적으로 올려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모럴해저드로 손해율이 올라가면 장기적으로 보험사에 재무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화손보 독감 특약의 경우 입소문을 타고 하루 평균 3000건 이상 꾸준히 판매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연간 1회 지급이어서 도덕적 해이 유발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발생 치료비보다 한도를 과도하게 높여 판매하는 출혈 마케팅을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품 규제가 없어지면서 사후 관리만 하다보니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독감 특약이 문제점이 없는지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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