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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4분기 들어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 첫해인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없다는 각오로 소비·투자 심리를 회복시키는데 주력하는 양상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찾는 등 경제 행보를 보이자 약세를 보이던 자본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여전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남아있어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5일 중국 본토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40% 상승한 2974.1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한 때 2993.30까지 오르며 3000선 회복을 눈 앞에 두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줄었다. 선전 성분지수는 전날보다 0.47% 오른 9528.31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4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도 개장과 함께 2.79%까지 급등했다가 상승폭을 점차 반납하다가 마감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행보가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오후 시 주석이 허리펑 부총리 등과 함께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국가 주석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최근 상하이 종합지수가 3000선이 붕괴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경제를 적극 챙기겠다는 신호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행보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최근의 움직임을 더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고위 관료들의 숙청과 미국과의 불안정한 관계 속에서 시 주석이 경제를 소홀히 대하고 있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국유투자회사인 후이진투자공사도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날 후이진은 성명을 내고 중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했으며 향후 보유량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매입 규모가 1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이진은 지난 11일에도 총 4억7700만위안을 투입해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 등 4대 국유은행의 지분을 매입했다.
후이진이 ‘보이는 손’으로 작용하자 국영기업과 민간기업도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증시 부양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둥팡차이푸망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6거래일 동안 상장사 32곳의 주요 주주가 지분 확대 계획을 밝혔다. 자사주 매입 계획과 매입 과정을 공시한 상장사도 50곳이나 된다. 이 같은 행동이 이어지면서 침체가 이어지던 자본 시장은 일단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며 4분기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전날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회는 적자 재정 규모를 GDP의 3.8%로 지난 3월 기준(3%)보다 늘리고, 4분기부터 1조위안(약 184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이전해 올해 4분기에 5000억위안, 내년 1분기에 5000억위안의 국채를 각각 발행할 예정이다.
재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자연재해로 인한 복구·재건, 홍수 통제·관리 프로젝트, 관개 시설 건설·개조 등 8개 분야에 자금을 사용하도록 했다. 인프라 건설 등을 통한 경기 부양 목적이다.
중국 당국이 특별 국채를 발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상황 등이 전부였다.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에 올 여름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복구 비용 등을 감안해 재정 투입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판케온 거시경제연구소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던컨 리글리는 “이번 국채 발행은 중국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부동산 시장 위기와 수출 감소 등을 상쇄하려는 정책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에 ‘중국 경제는 회복력과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칼럼을 이례적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일련의 조치들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수 소비가 회복되고 경제 회복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 내외’로 제시했다. 지난해 GDP 성장률이 3%에 그친 중국은 올해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예상치보다 낮은 목표를 내세웠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와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5% 내외의 수치는 무난하게 달성 가능하다고 예상됐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올해 1분기에 4.5%에 이어 2분기에 6.3%까지 올랐다가 3분기에 4.9%를 기록했다. 연간 목표에 도달하려면 4분기에 4.4% 이상이 필요하다. 3분기 한 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불안감이 커졌으나 당국이 각종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한숨 돌렸다.
아직까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부동산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시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와 당국이 나서 경제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추가 경기 부양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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