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인 7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 기간에 ‘테러 표적’ 400곳을 공격하고 하마스 지휘관 여러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마스가 인질 2명을 추가 석방해도 공격을 늦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유엔(UN) 구호 기관들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인도주의적 개입을 간청하며, 이미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경고했다.
가자 지구 내 병원의 3분의 1은 전기·의약품·인력이 고갈돼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으며, 깨끗한 물도 바닥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전례 없는 공격으로 최소 1400명이 사망하고 222명이 인질로 잡혔다며,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했다.
이스라엘의 밤샘 공습은 가자 전역의 수백 곳을 강타했다.
현지 증언에 따르면, 남부 도시 칸유니스 및 라파에서 발생한 사망자 일부는 안전을 위해 대피하라는 이스라엘 군의 명령에 따라 북부 지역에서 이동한 피난민이었다.
여기에는 가자시티에서 온 13명의 가족도 포함됐다. 칸유니스 인구는 피난민의 물결로 인해 40만 명에서 120만 명으로 늘어났다. 사망한 가족은 칸유니스 북동쪽 외곽 카라라의 한 주거용 건물에 머물고 있었다.
살아남은 한 친척은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폭발이 일어났다. 다른 가족은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BBC의 루시디 아부 알루프는 24일 오전 시립 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을 꺼내 매장지로 운구하는 동안 슬픔과 충격, 분노가 일었다고 말했다. 애도하던 사람들은 가자에 “안전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칸유니스에서도 인구가 밀집한 아말 지역의 주거용 건물에 공격이 가해져 약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보건부는 지금까지 치른 전투 중 가장 치열한 24시간이 지나갔다며 어린이 305명, 여성 173명, 노인 78명을 포함해 70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로써 가자의 전체 사망자 수가 5791명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4일 오전 가자시티와 그 주변 북부 지역의 “테러 기반 시설 및 하마스 집결지 수십 곳” 및 지중해 해안선 근처의 “하마스 작전용 터널”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군기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위치한 하마스 사령부 및 집결지를 공격해 하마스 군부대 3개 대대의 부사령관을 사살했으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하마스 무장 대원 수십 명을 공습했다고 덧붙였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23일 지휘관들 앞에서 “우리는 하마스 지도자, 군대, 운영 등 하마스의 모든 요소를 완전히 해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차 없는 공격을 가할 것이며, 모든 곳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하마스에 피해를 입힐 것입니다.”
또한, 가자 국경 철조망 근처에 집결한 이스라엘군이 “지상 작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는데, 이는 곧 침공이 예상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연설은 하마스가 10월 7일 가자 인근 니르오즈 키부츠에서 인질로 잡은 요체베드 리프시츠(85세)와 누리트 쿠퍼(79세) 등 고령의 이스라엘 여성 2명을 석방하기 전에 이뤄졌다. 해당 키부츠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살해당했고, 석방된 여성들의 남편은 아직 억류된 상태다.
한편, 가자에서 발생한 140만 명의 피난민에게 식량·식수·쉼터가 부족해지면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점점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 보건부는 가자의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가자 내 병원 32곳 중 12곳은 운영이 중단됐다. 다른 병원들은 연료가 부족해 가장 필수적인 서비스만 제공 중이다.
가자에서 가장 큰 규모로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대변인은 연료 재고도 거의 바닥났다고 경고했다.
줄리엣 투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연료를 빨리 확보하지 못하면 25일 밤부터 가자 지구 내 활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NRWA는 제네바에서 브리핑을 진행해 10월 21일 이후 이집트가 통제하는 라파 통행로를 통과한 구호 차량이 단 54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전에는 하루 약 500대의 트럭이 가자에 들어왔다.
부족 물자 반입이 허용된 후에도 배포가 쉽지 않다.
UN은 가자 전역에 구호품을 전달할 때 필요한 안전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상자를 포함해 수천 명의 주민이 남아있는 가자 북부 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부 의료품 반입이 허용됐지만 수요에는 못 미친다고 경고했다. 이집트에서 대기 중인 의료진도 물품을 반입할 수 없었다.
WHO는 지금까지 반입이 금지됐던 연료가 담수화·제과점·병원 운영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깨끗한 물도 심각하게 부족하다. 현재 사람들은 하루에 1~3리터의 물만 이용할 수 있다. WHO가 권고하는 최소량은 하루 15리터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식량이 전달될 수 있도록 식량 배급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에마드 아부아시는 10개월 전 아내 및 네 자녀와 함께 영국 블랙풀에서 가자 북부로 이주했다. 그는 현재 약 50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칸유니스의 침실 2개짜리 아파트에서 생활 중이라는 음성 메모를 BBC로 전달했다.
그는 “모든 생활이 어렵다. 오늘 아침에는 아이들과 함께 샌드위치 반쪽을 겨우 나눠 먹었다”고 말했다. “빵 한 봉지를 얻기 위해 0.5마일씩 줄을 섭니다.”
“앞으로 2~3일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이스라엘은 연료 이외의 물품으로 한정해 제한적인 구호품 원조에 동의했다. 연료는 하마스가 군사 목적으로 절도·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DF 대변인은 라파 인근의 연료 탱크 12개가 촬영된 위성 사진을 제시하면서, 하마스 소유의 디젤 수십만 리터가 여기에 보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민간인에게서 디젤유를 훔쳐 터널, [로켓] 발사대, 고위 관리에게 전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UNRWA에 “하마스에 연료를 나눠줄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말했다.
추가 취재: 이모젠 폴크스(제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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