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공소사실 충분히 입증안돼”…’검사 처남’ 변호사도 무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검찰 수사를 받는 의뢰인에게 담당 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 무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검사 출신 변호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7)씨에게 25일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의뢰인에게 사건 담당 부장검사의 처남이라며 수임료 등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 B(53)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가 의뢰인 C씨에게 선처받도록 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이 명확하지 않으며, 불구속 수사를 장담한 것이 아니라 최대한 그렇게 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사와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수사를 무마하겠다고 말하진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C씨 역시 A씨를 변호사로 선임한 이유에 대해 수사를 무마하기 위함이 아니라 억울한 사정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한 사실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변호 활동을 했다면 변호사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점, C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검찰의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서도 “공무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의뢰인의 주장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부족한 처신이었다 볼 수 있지만, 돈을 받은 것이 변호사 직무 범위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A씨는 2014년 대출사기·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던 피의자 C씨에게 ‘사건 담당 검사와 수사 지휘부를 잘 알고 있으니 부탁해 선처받도록 해줄 수 있다’며 수임료 명목으로 2억5천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도 비슷한 시기 별도로 C씨에게 접근해 수임료 등 명목으로 2억7천만원을 챙긴 혐의로 A씨와 나란히 불구속 기소됐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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