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LG이노텍이 올 3분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IT 기기 수요 감소에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장사업에서 매출이 증가하고,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4분기 본격 반영되며 향후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키웠다.
LG이노텍은 올 3분기 매출 4조7636억원, 영업이익 1834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58.8% 감소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 매출 4조5916억원, 영업이익 1951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LG이노텍은 이번 실적에 대해 “3분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 고물가 여파로 인한 전방 IT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고객사 신모델향 부품 공급 확대 시기가 4분기로 조정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조90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고객사 신모델향 부품 공급 본격화 시점이 4분기로 조정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고부가 카메라모듈 공급 비중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기판소재사업’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24% 감소한 32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TV, PC 등 IT 수요 부진이 지속된 결과다.
반면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8%, 전분기 대비 6% 증가한 4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차량조명모듈,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전기차와 자율주행용 부품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며 매출이 증가했다.
LG이노텍은 전방 IT 수요에 의존도가 높은 현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최근 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LG이노텍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자율주행에 필요한 카메라 모듈를 비롯해 △차량 주변 환경을 스캔하는 ‘라이다 센서’ △차량 외부 물체의 방향과 속도 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 모듈’ 등 최첨단 전장 부품 16종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 부품에 대한 ‘국제 표준특허’를 획득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장부품사업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범용성을 강화한 플랫폼 모델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G이노텍은 3분기 부진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오는 4분기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와 더불어 애플이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 15’ 시리즈가 초반 판매 흥행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아이폰 15’ 시리즈에 카메라 모듈과 신형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폴디드줌 카메라의 경우 최고급 모델인 프로맥스 모델에 탑재되는데, 단가가 전작 대비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선 ‘아이폰 15’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하반기 출하량이 7850만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 중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 수준이며, 특히 프로맥스 모델의 판매 비중은 전작인 ‘아이폰 14’ 프로맥스 대비 32%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애플 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프로맥스·프로 모델의 생산 비중 증가로 공급업체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예상한다”며 “특히 프로맥스에 폴디드 줌 카메라를 신규로 공급, 평균공급단가(ASP) 상승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실적에 대해 “4분기에 매출액 7조6350억원, 영업이익 653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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