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당내 여러 인사의 신당설이 나오면서 보수 정당이 갈라져 나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전반적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다수지만, 보수 지지층 분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싸늘하게 식으면서 정계 개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당설이 제기된 여러 인사들은 사실을 부인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여당에선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중추 역할을 하는 윤석열 신당,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중심의 신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의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신당 등 창당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신당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다르다고 관측되고 있지만, 해당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창당을 부인하고 있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의당 등 야권 정계 개편을 직접 주도하고 창당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은 “일부 언론 등이 거론하는 신당 창당은 생각해 본 일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이 전 대표와 신 대표는 ‘가능성은 있다’라는 입장이고, 유 전 의원은 오는 12월을 중대결심의 타임으로 꼽은 상태다.
신당 창당설이 제기되는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내년 총선 정권 견제론을 우세하게 만들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전국 성인 2505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한 결과,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10월 10~13일)보다 1.5%p 하락한 32.5%였고, 부정 평가는 1.9%p 오른 64.1%로 나타나면서 2주 연속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윤 대통령을 내세워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당 입장에선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차가운 민심에 총선 승리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수 분열로 표가 분산된다면 참패 이후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당이 완전히 분열되고 망가져 총선에서 패배하면 대통령 레임덕이 올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문제는 당장 대통령과 같이 찍은 사진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없을 정도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냉랭한 만큼, 이런저런 변화 필요성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유승민·이준석 두 사람이 뭉친 신당의 시너지는 클 것 같다”며 “문제는 젊은 층과 중도층을 여당이 뺏길 수 있고 피해가 막심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을 안고 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탄핵 국면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김무성 전 대표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당을 만들어선 의미 있는 표를 얻지 못한다”며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릴 정도의 표만 얻어선 선거 패배의 누명만 쓰게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민의힘이 계파 문제, 지지율, 이미지 등 민심을 잡을 뾰족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 만큼, 신당 창당설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신당의 경우 명분 있는 분당을 내세울 수만 있다면 성공 사례로 평가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신당 창당설의 경우 여당 지지율로 내년 총선에 임하기 어려우니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며 “당내 정치인들은 제외하고 참신하고 외연도 넓힐 수 있는 인사를 중심으로 만들면 열린우리당처럼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명분 없는 분열은 당내 다툼의 논란과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명분 있는 분당은 오히려 분당 세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어느 쪽이 정치적인 명분 내지 국민적 지지를 얻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내년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를 타파하지 않으면 역대 정부 중 최단 시간 내 레임덕이 올 수밖에 없다”며 “여당 입장에선 어떤 행태로든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신당설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여당의 신당 창당설 개념은 창당이 아닌 ‘개편’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소장은 신당 창당이 현실화된다면 여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 이탈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그동안 일대일 구도였던 선거가 3당 구도로 치러질 수 있고 이는 더불어민주당 내 이탈에 영향을 주는 변화를 끌어낼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당 이탈파도 신당을 만들거나 타 신당에 합류하게 된다면 4당 구도 내지는 양자 구도를 무너뜨리는 등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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