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통령 최초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 마치고 오늘 귀국
43년 만에 한·사우디 공동성명 채택, 한·카타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격상
포스트 오일 분야 협력 지평 확대 평가…이번 순방서 202억 달러 경제 성과
방산 협력 확대 속도…모하메드 왕세자, 尹 탑승 승용차 직접 운전대 잡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3박4일)·카타르(1박2일)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두 국가를 국빈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두 나라 국빈 방문을 통해 올린 경제적 성과는 약 202억 달러(약 27조3500억원)에 달하는데, 에너지·건설 등 전통 분야 협력을 넘어 탈탄소·친환경 건설·청정에너지·방산 등 ‘포스트 오일’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4일 현지 브리핑에서 “작년 말 사우디와의 290억 달러(약 39조2700억원) 규모 양해각서(MOU),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40조6200억원) 투자 약속에 이어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 156억 달러(21조1200억원), 카타르 46억 달러(6조2300억원) 등 총 202억 달러 규모의 MOU와 계약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중동 빅(Big)3 국가에서 총 792억 달러(약 107조2400억원) 규모의 ‘오일머니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최 수석은 “중동 빅3 국가와의 협력을 완성하여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고 했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5일 “취임 이후 107조의 운동장이 중동에서 만들어졌다”고 했다.
특히 사우디·카타르 ‘국가비전 2030’ 전략에 따라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의 확대 및 심화가 이뤄졌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두 국가와 ‘스마트 인프라’ 협력을 공고히 하여 메가 프로젝트 수주전을 선점했다는 점도 가시적인 성과다.
특히 한·사우디 정상이 네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우리 기업이 수주를 추진 중인 250억 달러(33조8500억원) 규모의 철도터널, 옥사곤 항만 사업 등에서 연말부터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하는 초대형 도시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가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최 수석은 “정부는 사우디 측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네옴, 키디야, 홍해, 디리야 등 메가 프로젝트의 수주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정상 순방을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과 수주를 지원하고, 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고 했다.
에너지 강국인 사우디·카타르와 ‘에너지 안보 협력’도 더욱 강화했다.
국제 유가 불안정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 간 530만 배럴 규모의 공동원유비축사업 계약을 체결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 대응력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다.
카타르와는 안정적인 LNG 공급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고, HD현대중공업은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와 39억 달러(5조280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두 국가와 방산 협력 확대에도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사우디와는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규모와 액수도 상당히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요 방산 수입국 중 하나로 떠오른 카타르와는 방산 정보 교환 및 공동위원회 설립에 합의하는 ‘방산·군수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사우디와 비교하면 첫발을 뗀 단계지만, 양국 간 방산 협력 잠재력을 구체적인 성과로 실현해 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1980년 최규하 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에 나온 ‘한·사우디 공동성명’, 한·카타르 관계가 기존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점 등은 상당한 외교적 성과다. 사우디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윤 대통령의 숙소를 깜짝 방문해 환담을 나누고, 윤 대통령이 탄 승용차를 15분간 직접 운전한 장면은 이번 중동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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