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씨 어머니 집 찾아간 재혼 상대, 스토킹 혐의 체포…결별 수순 밟는 듯
과거에도 상습적으로 성별·신분 사칭 사기 행각…알려진 피해자만 10명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여자 펜싱 간판이었던 남현희(42)가 재혼 상대로 공개한 전청조(27) 씨를 둘러싸고 사기 전과·성별·신분 등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26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전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씨는 이날 오전 1시 9분께 남현희의 어머니 집을 찾아가 수 차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가 남현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자 가족 집까지 찾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남현희는 지난 23일 월간지 여성조선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전 씨를 두고 교제해온 ‘남자 친구’라며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전 씨는 재벌 3세이자 부상으로 인해 은퇴한 승마 선수,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예체능·정보통신 사업에 나선 청년 사업가 등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이후 전 씨에게 거짓 성별, 사기 전과, 재벌 3세 사칭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남자친구라던 전 씨의 성별은 경찰 조사 결과 여성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과거에도 이번 사태처럼 남자 행세를 하거나 법인 회장 혼외자인 척하며 상습적인 사기를 저지른 사실도 확인됐다.
인천지법에 따르면 전 씨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피해자 10명으로부터 2억9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2020년 5월과 10월에 각각 징역 2년과 8개월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12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병합해 심리한 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전씨에게 2년 3개월을 선고했다.
전 씨가 승마 선수로 활동하며 다수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이력에 대해서도 대한체육회에는 그가 선수로 등록된 적이 없고, 승마계에도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이자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리스트 정유라 씨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랑 동갑이던데 또래 엘리트 선수는 아무도 전청조를 모른다”고 꼬집기도 했다.
2013년 전 씨와 이름이 같고, 외향이 비슷한 여학생이 한국직업방송 프로그램 중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소속으로 출연해 인터뷰한 장면이 10년 만에 다시 언급되는 등 의혹은 갈수록 커졌다.
이런 가운데 당사자가 이와 관련해 투명한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논란이 더욱 가열됐다.
결국 전씨는 자신의 이력을 알게 된 남현희가 이별을 통보하자 스토킹 행위까지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 씨를 조사한 뒤 도주·증거인멸 우려나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우선 석방했고,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남현희는 2019년 은퇴하기 전까지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플뢰레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자 펜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02 부산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금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154㎝의 단신임에도 서양 선수들과 세계 무대에서 맞서며 ‘땅콩 검객’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2011년 전 사이클 국가대표 공효석과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둔 남현희는 최근 이혼한 사실을 지난 8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밝혔다.
당시 남현희는 “이혼이라는 게 좋지 않은 일이라 선뜻 알리지 못했지만 늦게나마 소식을 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며 “저와 딸아이, 가족에 진실한 맹목적 사랑을 주는, 남은 제 삶을 평생 함께할 사람이 생겼다”고 밝힌 바 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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