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가자지구에 지하터널(가자 메트로)을 구축하고 버티고 있는 하마스의 자금 통로로 민간 구호단체와 이란을 지목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촬영된 하마스 알 카삼 여단 병사들 모습[AFP]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돕기 위해 기능하는 합법적 자선단체가 하마스의 자금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시도하고 있으나 네트워크의 범위가 매우 넓고 구조 또한 복잡해 난관에 봉착해 있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 담당 차관은 이날 카타르를 방문해 현지 관리들과 만나 하마스 비자금 차단 방법을 논의했다.
넬슨 차관은 회의 직후 CNBC에 “미국은 일방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우리가 이 지역의 파트너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때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의혹을 제기한 단체는 2008년 미 재무부가 테러리스트 모금 단체로 지정한 튀르키예의 IHH 인도주의 구호 재단이 대표적이다.
IHH의 웹사이트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료, 교육 및 기타 프로젝트를 위한 기금을 모금한다”고 설립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요르단 아랍 은행을 포함해 과거 하마스를 지원한 혐의로 테러 자금 조달자들을 고소한 전력이 있는 게리 오센 변호사는 “미국은 튀르키예의 IHH를 하마스 지도부가 만든 조직으로 보고 있다”며 “이 단체에서 하마스에 자금을 이체하고 있다고 파악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HH는 현재 미국 및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계속 접근할 수 있다.
오센 변호사는 “IHH가 하마스의 재정 후원자로 등재되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에는 미국이 나토(NATO) 동맹국인 튀르키예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등 외교적 이유를 고려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생산된 상품과 외부에서 수입한 상품에 대해 민간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여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고있다.
테러리스트 자금 추적 및 제거를 담당한 최초의 미 재무부 차관 후안 자라테는 하마스가 “지난 몇 년 동안 가자지구를 통치하면서 합법성의 망토 아래 활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무부와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을 하마스의 주요 자금원으로 확정하고 있다.
미국은 계속해서 국제 연합을 구축하며 하마스의 자금 조달 차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과 함께 사우디 리야드에서 테러자금추적센터(TFTC)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하마스 비자금 차단 조치를 논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원래 이 회의는 다음달 열리기로 했으나 하마스 비자금을 추적하기 위해 예정보다 빨리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GCC는 사우디와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이 회원국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