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라파에서 물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AFP}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섬멸한다며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 주민들이 물부족으로 생존 위기에 놓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주민에게 현재 주어진 물은 하루 3ℓ에 불과한 것으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집계했다.
실제로 유엔은 대피소에 머무는 피란민에게 하루 1ℓ의 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현지에서는 주민들이 소변을 보는 횟수가 하루 한번도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 이전에도 가자지구로는 수도 연결을 차단한 채 공공연하게 물 공급을 통제해왔다. 반면 이스라엘 주민은 마시거나 씻거나 요리하는 데 쓰는 물이 하루 평균 150ℓ(2020년 기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쓰이는 물의 80%가 지중해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에서 추출되는 실정이다.
또 7%는 담수화 시설에서 조달하고, 13%는 이스라엘 업체에서 구매한다.
문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수층에서 조달한 물이 식수로도 적합했지만 계속된 과도한 추출 탓에 바닷물과 섞이기 시작했고, 심지어 생활 및 농업 폐수까지 흘러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수층에서 추출한 물의 97%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팔레스타인 당국은 분류했다.
지난해 팔레스타인 측 단체인 ‘알 메잔 인권 센터’가 낸 보고서에서는 이같이 열악한 상황을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폭격과 봉쇄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특히 사실상 거의 제기능을 못하는 수도관을 다시 짓는 데 필요한 물자조차 차단된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에 이스라엘 보복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주민은 최소한의 물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진단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경계를 봉쇄하면서 주요 담수 시설 3개가 모두 가동을 멈췄고, 모든 양수장도 중단됐다.
가자지구 수도 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극심하고 지속적인 포격과 폭격 상황에서는 기반 시설 피해를 측정하기조차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수많은 시설에서 피해가 보고되고 있으며, 가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OCHA는 최근 가자지구 보고서에서 “열악한 위생 상태와 안전하지 않은 물 때문에 수두, 옴, 설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런 질병은 물과 위생 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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