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투★현장] 뉴진스·르세라핌→인순이·박미경·신효범·이은미…’골든걸스’의 새로운 도전

인순이(왼쪽부터),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박진영 /KBS

가수이자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디바 데뷔 프로젝트에 나선다.

오는 27일 첫 방송될 KBS2 ‘골든걸스’는 박진영 프로듀서와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로 이루어진 도합 151년 경력의 국내 최고 보컬리스트들의 디바 데뷔 프로젝트다. 안무가 모니카가 ‘골든걸스’의 안무를 총괄한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뮤직뱅크’ 등을 연출한 양혁 PD와 SBS ‘K팝스타’ ‘라우드’ 등의 최문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박진영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데뷔한 지 30년이 가까이 됐는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기획해서 방송국에 연락을 한 게 처음이었다. 저도 회사에서 아이돌 그룹을 프로듀싱 하고 있고 재밌고 보람된다. 그런데 뭔가의 갈증이 있었다. 항상 밤에 샤워를 할 때 80년대 음악을 듣는데 그걸로만 채워지는 어떤 부분이 있는 거다”라며 “나는 언제 이런 음악을 다시 할지, 이 목소리와 감성을 가지고 요즘에 어울리는 트렌디한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다”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박진영과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 편으로 인연을 맺게 된 양혁 PD는 박진영이 처음 ‘골든걸스’ 제작을 제안했을 때 당황한 마음이 컸다. 양 PD는 “섭외 목록을 듣고 잠이 안 왔다. 사실 선생님들이 이미 대가를 이룬 분들이고 가수로서 커리어도 정점을 찍었다. 과연 그룹을 할까 고민이 됐다”며 “하지만 박진영의 진심이 ‘골든걸스’에 녹아들어가 있고 그 진심이 선생님들을 설득했다. 박진영이 선생님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선생님들을 움직여 새로운 도전까지 가게 했는지를 화면에 담았다”고 했다. 특히 ‘뮤직뱅크’에서 뉴진스, 르세라핌, 피프티 피프티의 데뷔 무대를 연출했다는 양 PD는 “내가 ‘골든걸스’ 데뷔 무대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섭외가 될지 안 될지 몰랐지만 박진영은 일단 양PD와 디바들을 찾아가는 과정부터 카메라에 담았다. 박진영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누나들이 출연을 하겠다고 했다. 이은미는 조금 쉽지 않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나이는 가장 많지만 귀여운 성격 탓에 ‘맏내(맏이+막내 합성어)’가 됐다는 인순이는 “우리가 안 해서 못해보였을 뿐이지 못해서 안 한 게 아니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나이를 먹는 건 용기를 내려놓는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도 이야기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박미경은 “대중들에게 ‘최고의 디바’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연습의 연습을 거듭한다. 그래서 제가 스스로 ‘최고의 디바’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골든걸스의 멤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효범은 “뭔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분들이 다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고 이은미는 “34년 정도 솔로 가수를 하다가 처음 팀을 하게 됐다. 박미경, 신효범과 꼭 함께 무대를 만들자고 약속했던 게 드디어 이렇게 이뤄지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고 전했다.

양혁 PD(왼쪽부터),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인순이, 박진영 /KBS

박진영은 자신이 모아 놓은 디바들에게 신랄한 프로듀싱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진영은 “누나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누나들과 하고 싶은 건 새로운 도전이었다. 누나들이 안 해본 스타일이나 퍼포먼스 등을 누나들이 기분 안 나쁜 범위 안에서 요구를 해야 하니 힘들었다. 힘들면서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모두 박진영의 지적이나 트레이닝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박미경은 “박진영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끄집어낸다. 웃으면서 말하지만 말하는 건 심오하다. 나도 점점 배우는 게 좋아지고 연습도 많이 하게 됐다”고 했고 신효범은 “박진영이 요구하는 걸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 요점을 파악하고 그게 맞다는 걸 느꼈다. 예전의 어떤 것들을 벗고 변화되고 있는 느낌이 아주 재밌었다”고 전했다. 인순이는 “내가 가장 지적을 많이 받았다. 나는 과거에 입을 크게 벌리고 노래 해야 잘하는 거였는데 박진영은 입도 작게 벌리라고 하고 인상도 쓰지 말라고 하더라. 이마에 테이프를 붙여가면서 노력을 했다. 요즘 시대가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해준 박진영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이은미는 무엇보다 K-팝 신에서 활동하는 후배 그룹들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은미는 “K-팝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후배님들이 정말 대단한 일들을 하고 있는 거다. ‘골든걸스’를 하면서 알게 됐고 숙연해졌다”며 “앞으로 후배님들을 만나면 깍듯하게 인사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지금 걸그룹을 하겠다고 모인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단다. 박미경은 “아직 우리가 공식적으로 싸운 적은 없고 비공식적으로는…”이라고 말을 줄여 웃음을 준 뒤 “몇 달 동안 같이 합숙도 하고 연습도 하니까 다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얼굴만 봐도 알겠더라”라고 했다. 신효범은 “지금 그룹을 하게 돼 다행이다.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굉장히 스킬이 좋다. 단지 마음이 편해지는 포인트가 각자 달라서 조금 예민해질 때도 있지만 크게 싸운 적은 없다”고 돌아봤다.

‘골든걸스’ 멤버들은 올해 신인상을 탐내기도 했다. 인순이는 “올해 들어 마지막으로 데뷔하는 걸그룹이다. 우리가 후배님들을 만나면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고 신효범은 “신인상을 노리고 있다”, 이은미는 “신인상이 욕심 난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진영은 ‘골든걸스’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사실 욕 먹기 딱 좋지 않나. 신곡이 발표되면 ‘이런 분들 모셔놓고 뭐하는 거냐’고 욕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자신이 없으면 안 했을 거다. 애초에 이들을 섭외하기 전에 머릿속에 무대와 음악이 있었고 그건 이들밖에 못한다. 지금 활동하는 가수가 소화할 수 없는 음악과 무대다”라며 “어느 날은 네 명이 무대에 뒤돌아서서 백라이트를 받으며 서있는데 바디라인이 너무 예쁘고 섹시하더라. 우린 외모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 명이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나오는데 ‘됐다’는 마음이 들면서 전율이 올랐다”며 이들이 할 무대와 음악에 대해 기대를 부탁했다.

박진영의 큰 꿈도 전해졌다. “현재 우리나라 음악 시장은 성인 가요와 아이돌 시장으로 크게 두 종류다. ‘골든걸스’ 멤버들이 K-팝의 중심에서 활동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멋지게 활동을 해줘야 데뷔하거나 활동하는 그룹들이 보고 따라갈 지점이 된다. 또 그들도 나이가 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델이 필요한데 누나들이 그 모델이 됐으면 했다”며 “세계 팬들이 누나들의 음악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이들이 있었기에 내 세대가 있고 그 이후도 있다. K-팝이 어디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이런 역사가 있다는 걸 전 세계 팬들이 알았으면 한다. 저는 방송이 목적이 아니라 누나들의 활동이 목적이다. 싸우지만 않는다면 개인 활동을 하다가 다시 뭉쳐 그룹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골든걸스’는 2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