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경기 침체,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에서도 현대차는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의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26일 현대자동차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41조26억원,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3조82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직전 분기 4조2000억원대 영업이익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해 분기 평균(2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역대 3분기 중에서는 역대 최대 성적이다.
우선 3분기 글로벌 판매량(도매 판매)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104만5510대로 집계됐다.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친환경차 판매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북미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3분기 북미 권역에서 전년 대비 12.8% 늘어난 27만5000대를 팔았다. 또한 자동차 수요 전반이 늘어난 유럽 시장에서도 7.9% 늘어난 15만3000대를 판매했다.
또한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SUV 등 수익성 높은 차량 위주로 판매를 늘리면서 수익성을 높였다. 3분기에 팔린 차량 중 제네시스는 5.1%, SUV는 54.7%를 차지했다. 3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현대차 차량 10대 중 6대는 제네시스 또는 SUV였다는 의미다.
친환경차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늘리고 아이오닉 5·6 등 전기차 전용 브랜드 차량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전년 대비 33% 증가한 16만8953대 팔았다.
특히 IRA 시행이 1년이 지난 북미 시장에서 4만7000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3분기 북미 시장 전체 판매의 20%를 넘어섰다. 유럽에서도 전체 유럽 시장 판매의 37%에 해당하는 5만7000대를 친환경차로 팔았다.
현대차는 주요 지역의 판매 호조로 올해 연간 가이던스의 상단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 2분기 현대차는 가이던스를 매출액 성장률 14~15%, 영업이익률 8~9%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앞서 제시한 중장기 전동화 계획을 수정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다. 현대차는 HMGMA의 양산 개시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오는 4분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와 강화된 권역별 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시장 환경에 주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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