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자기 모습을 찾았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에이스 에릭 페디의 몸 상태와 등판 일정 다음으로 많이 받은 질문이 마무리 이용찬(34)의 부진 원인 및 평가다. 이용찬은 2007년 데뷔 후 통산 500경기서 157세이브를 따낸 베테랑 클로저다.
그런 이용찬은 정규시즌 마지막부터 투구밸런스가 깨졌다. 시즌 마지막 5경기 중 4경기서 실점했다. 10월 8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0.00. 여기까진 이해가 됐다.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라도 사이클은 존재하니까.
흥미로운 건 강인권 감독의 스탠스였다. 이용찬을 포스트시즌 들어 계속 마무리투수로 기용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눈 앞의 1패가 곧 시즌 농사의 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매 순간이 승부처다. 마무리투수의 실패가 시리즈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당연히 부진한 선수를 기다려줄 시간은 없다. 보통의 감독이라면 포스트시즌서 1~2경기 부진한 마무리가 있다면 역할 조정을 한다. 더구나 NC도 좌완 김영규, 우완 류진욱이라는 무적의 카드가 있다. 이용찬을 이들 앞에 기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의 뚝심이 보통이 아니다. 이용찬 기용시점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9회 마무리 기용 원칙을 말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 1.1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 세이브,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 세이브, 준플레이오프 2차전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매끄러운 경기가 한 경기도 없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NC 타선이 상당히 활발해 넉넉한 리드에서 마운드에 올라갔음에도 흔들렸다. 강인권 감독의 뚝심은 마치 스승 김경문 전 감독의 그것이 연상될 정도다.
그리고 25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이번엔 7-6으로 앞선, 소위 말하는 ‘터프 세이브’상황. 여기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가장 난이도 높은 상황에 나갔는데 막상 내용은 가장 좋았다. 선두타자 하재훈에게 148km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주무기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박성한에겐 공 2개로 1루 땅볼을 유도했다. 147km 패스트볼을 찍었다. 김성현에겐 볼카운트 2S서 역시 포크볼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정확히 10개의 공으로 경기를 끝내는 대반전, 괴력을 선보였다. 경기를 준비하는 시간보다 회복이 중요한 시점인데, 확실히 애버리지가 있는 베테랑인 건 분명하다. 투구밸런스를 찾았다면,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서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NC로선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강인권 감독은 “자기 모습을 찾았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좋은 투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믿음 혹은 뚝심은 결과론이지만 이번엔 강인권 감독의 스탠스가 놀랍다. 이용찬의 포스트시즌 역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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